중소기업의 외국인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최근 실시한 하반기 외국인근로자 쿼터(취업할당량) 배정이 신청접수 하루 만에 마감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제한하자 불똥이 중소기업들로 옮겨 붙고 있는 것이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고용노동부 관할의 고용지원센터가 실시한 하반기 외국인근로자 쿼터 3,000명 배정이 신청접수를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마감됐다. 올해 외국인력 도입쿼터는 총 4만명으로 1ㆍ4분기 1만7,000명을 배정했을 때는 하루 850명 수준으로 20일 만에 마감됐고 2ㆍ4분기 1만1,000명은 8일 만에, 3ㆍ4분기 7,000명은 5일 만에 조기 소진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하루 만에, 그것도 3시간 만에 쿼터가 소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업체들의 외국인근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소문이 거짓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류재범 중앙회 외국인력팀장은 "외국인근로자 쿼터 배정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 사장들이 새벽부터 고용안정센터에 직접 나왔지만 오전9시 업무개시 이전부터 대기표가 100번을 넘어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며 "중소업체 사장들이 휴가도 포기하고 직접 신청접수에 나섰다고 들었지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분들이 꽤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외국인 구인난이 심각해진 것은 내국인 근로자의 중기 제조현장 취업기피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 도입쿼터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2008년 6만명에 달하던 외국인 쿼터를 2009년 1만3,000명, 지난해 2만8,100명, 올해 4만명으로 축소했다. 여기에 2008년 대거 도입된 외국인근로자들이 올해 2만명 이상, 내년에 6만명 이상 계약만료로 출국할 예정인 점도 중기 인력난을 부채질하는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류 팀장은 "현재 남아 있는 하반기 외국인 쿼터는 고작 2,000명뿐인데 이걸 가지고 중기의 인력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하반기 중소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3만4,000명의 외국인력을 추가로 늘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지만 고용부가 심각한 내국인 실업률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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