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를 운용하는 존리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 전무가 코스피지수 2000시대에도 한국 주식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8일 존리(52∙사진) 전무는 서울 광화문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10년 앞을 장담하기 어려웠던 한국기업들이 지금은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전세계 투자자들이 지켜봤다"며 "국내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기업이 MSCI선진지수에 조만간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한국시장은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무에 따르면 그가 속한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 역시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을 높이 평가해 최근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라자드 그룹이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NHN∙신한금융지주∙대한생명 등)이 늘어난 것도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가 좀더 민주화되고 금융업이 좀더 발전된다면 라자드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1,800여 상장기업 중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다루지 않는 90% 기업은 그에게 있어 보물섬이다. 그중 상당수 기업에서 경영권을 쥔 대주주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주가를 억누르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국 금융산업에 대해서는 발전 가능성이 높지만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좀 더 개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능성을 현실화하려면 오너, 먹튀, 국부 유출 같은 반경제적 용어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허브의 필수조건은 외국인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것. 이 전무는 최근 그의 주식투자 철학을 담은 첫 저서 '왜 주식인가(팍스넷, 2010)'를 발간했다. 이 전무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주식투자라는 점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펀더멘털이 좋고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에 부동산처럼 오랜 기간 투자하면 부동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