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속속 스마트차 사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삼성도 부지런히 기술투자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콕스오토모티브·웨슬리그룹 등 다수의 투자자와 함께 미국 신생기업인 빈리(Vinli)에 650만달러(약 73억원)를 투자했다.
빈리는 차량 간 인터넷 기술 개발에 주력해온 업체다. 최근에는 1996년 이후 생산된 어느 차량이든 포트에 꽂으면 무선 인터넷이 가능해지는 기기를 개발해 99달러에 판매 중이다.
투자자들은 자금 지원 외에도 빈리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은 마케팅·양산·유통 노하우를 빈리와 공유할 예정이라고 미국 매체 포브스는 전했다.
삼성이 빈리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 IT 선두주자인 삼성이 스마트차 사업에 진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마트차 시장은 내로라하는 완성차·IT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자동차를 연동시키기 위해 벤츠 같은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오토'를 만들어 스마트차의 핵심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더욱이 삼성이 스마트차 관련 신생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에도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지오(Seeo)'에 1,700만달러를 지원했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삼성벤처투자의 신생기업 발굴은 수익성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삼성이 본격적으로 스마트차 사업에 뛰어드는 징후로 보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의 계열사들도 차량 관련 사업의 높은 수익성을 내다보고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상태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주력해 BMW·아우디·폭스바겐에 잇따라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카메라 모듈 같은 차량용 전장(전자장치)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지난 2012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 경영진과 두루 친분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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