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A등급인 크라운제과ㆍ현대로템ㆍKT텔레캅ㆍ대상 등이 자금몰이에 성공한 데 이어 그룹의 유동성 이슈가 불거졌던 두산인프라코어까지 흥행에 성공하자 일각에서는 웅진사태 이후 급랭한 A급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달 말 발행 예정인 회사채(A등급) 3년물과 5년물 발행규모를 당초 700억원, 900억원에서 750억원, 1,25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22일 실시한 수요 예측에 총 1,720억원의 자금이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에 앞서 올 들어 회사채 발행에 나선 대부분의 A등급 기업들도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을 마쳤다. 이날 각각 500억원씩 3년물과 5년물을 발행한 대상도 3년물의 경우 단순경쟁률이 3.8대 1까지 치솟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전 물량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룹 유동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던 회사라 이번 수요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은 큰 의미를 둘만하다”며 “최근 A등급 회사채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웅진 사태 이후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데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바닥을 치면서 4%대 금리가 가능한 A~A+ 등급 회사채 시장으로 대체 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엄준식 현대증권 DCM부 대리는 “채권 금리 약세로 눈높이에 맞는 회사채를 구하기 힘들어진 개인 고객들 위주로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약 80%가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물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의 본격적인 귀환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웅진 사태 이후 A등급 투자를 중단했던 기관들이 아직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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