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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품같은 '국민의 할머니'

1,000회 맞는 전원일기 노할머니役 정애란씨"우선…할머니가 건강하셨음 좋겠어요." 전원일기 1,000회 기념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순영역의 박순천은 먼저 시할머니 정애란(74)의 건강부터 챙겼다. 같은 시간, 건강상 이유로 기자회견장에 불참한 정애란은 MBC분장실에서 분장에 여념이 없었다. 작고 자근자근한 목소리가 드라마 그대로였다. "옷이, 너무 불편하네. 어느 시골 할머니가 이런 걸 입겠어." 정애란은 불평하는 듯 했다. "그동안 입던 게 낡아서 새 옷을 지어달라고 했더니… 허리도 죄고…" 고급스럽기만한 옷이 할머니들에겐 안 맞는다는 생각인 듯 했다. 전원일기를 녹화해 하루 세 번씩 본다는 노년층 팬들도 많다는데 그가 아니라면 드라마의 리얼리티가 한층 약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전원일기가 4일 1,000회분을 방송한다. 제작진들도 '이제는 존폐 여부가 우리 손을 떠난 셈'이라고 말한다. 그간 '전근대적인 드라마다', '농촌 현실을 반영치 않는다'등 가타부타 말도 많았지만 이젠 명실공히 전국민적인 향수 드라마로 자리잡은 셈이다. 극에서 반영하는 것도 현재의 실상이라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평균적으로 추억하는 '떠나온 고향'의 이미지에 가깝다. 사실 드라마상의 나이를 따진다면 전원일기엔 말이 안되는 부분이 많다. 20년전 김회장 역의 최불암의 극중 나이는 65세. 96년 성인3세 연기자의 등장과 함께 나이를 10세씩 대폭 낮추었지만 제작진들은 지금도 나이 얘기만 나오면 머리부터 싸맨다. 제대로 따지자면야 이미 장성한 증손자들 둔 정애란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없는 전원일기를 상상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의 요청에 정애란씨는 나이를 초월해 드라마상에서 건재하고 있다. "요새는, 얼마나들 오래 살아. 내가 빠지고 싶어도 할머니를 계속 출연시켜야 한다는 사람들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 연극 '망향'으로 데뷔, 악극단 유락좌국립극단 청춘극단 등에서 활동한 그는 그간 200여편의 TV, 영화에 출연한 원로배우다. 지난 91년엔 방송협회 방송대상의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96년엔 KBS 신TV문학관 '길위의 날들'의 노모역으로 상하이 TV페스티벌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지. 아프고 난 다음부터야. 전에는 한번 읽곤 다 외웠는데 이제는 안돼. 세 번 보고 네 번 보고 촬영을 하는데 이상하게 기억이 안날 때가 있다니깐. 야외촬영 안 한지도 10년이 됐고." 괜스레 동료 연기자들에게 미안해 하는 그 옆으로 일용엄마 역의 김수미가 다가왔다. 꼿꼿한 품새에 여전한 미모를 지닌 그지만 분장을 하고 나자 허리까지 굽었다. "할머니, 건강해야죠." 지나가던 스텝도 한마디 "할머니, 곧 시작이예요." 말 그대로 전국민의 할머니가 된 정애란. 장성한 영남이가 결혼, 극중 고손자를 볼 때까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램이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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