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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교육 맡겨주세요"

비영리 경제교육기관 JA코리아<br>초중고별로 프로그램 세분화… 자원봉사자가 무료로 가르쳐<br>"경제이해·진로 선택 큰 도움"… 학교·학생들 반응도 뜨거워

경제교육 프로그램에 강사로 나선 자원봉사자가 공덕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사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땅이요." "물건이요." "광고도 해야죠." 3일 서울 공덕동 공덕초등학교 6학년3반. 2교시 수업이 시작되자 담임 교사 대신 강단에 선 외부 강사에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손근학 농심 경영전략팀 차장은 미리 준비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바탕으로 능숙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마케팅 4P 요소를 식품회사 직원 답게 라면과 과자 등의 예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했다. 공덕초교는 경제교육기관인 JA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05년부터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11월 매주 화요일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총 5시간의 경제교육을 실시한다. 최옥주 교장은 "교사들도 경제교육을 하지만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에 아이들이 매우 흥미로워한다"면서 "강사들이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수업의 밀도가 높다"고 말했다. ◇초ㆍ중ㆍ고교ㆍ대학별로 세분화된 프로그램 운영=외환위기와 카드대란 등을 겪으면서 어릴 때부터 올바른 경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판단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경제교육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전경련ㆍ전국은행연합회 등 민간단체 20여곳이 주축이 돼 한국경제교육협회를 구성,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JA코리아는 2003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해오고 있다. JA(Junior Achievement)는 1919년 미국에서 설립돼 전세계 119여개국에서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비영리단체다. 2003년부터 7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손 차장은 "처음에는 직장 내에서 자원봉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들었지만 지금은 자원봉사를 하는 직원이 60~70명에 이르고 카페도 운영하면서 교재를 서로 공유할 정도로 정착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1시간 수업하기 위해 4~5시간 준비하고 준비한 내용의 절반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수업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즐기면서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JA코리아의 경제교육 프로그램은 초ㆍ중ㆍ고교ㆍ대학 등 대상별로 세분화돼 있다. 초등학교 프로그램은 지역경제에서 개인의 역할과 필요, 직업, 기술, 상호의존 개념을 배우는 '우리 가족', 단위생산과 대량생산, 의사결정 과정, 정부의 역할, 돈의 흐름을 탐색하는 '우리 마을' 등을 비롯해 7개가 마련돼 있다. 중학생에게는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직업 탐색과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지식을 가르치고 고등학생에게는 회사 설립, 상품 제작ㆍ판매 등 기업경영을 체험하도록 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는 '창업 교육', 미시와 거시경제를 가르치는 체험형 경제이론 프로그램인 '경제탐험' 등이 준비돼 있다. ◇자원봉사자 9,000여명이 23만명 가르쳐=이미 1960~1970년대부터 경제교육이 보편화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 경제교육은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나서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에서 경제교육은 후순위에 밀려 있다. 2003년부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문 산업은행 팀장은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캠프 등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규 교과로 편성하기 어렵더라도 경제교육의 확산을 위해 정부와 기업, 공공기관의 지원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JA코리아가 실시하는 경제교육 수업은 전문 프로그램을 이수한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한다. 자원봉사자의 대부분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거나 대학생이다. 지금까지 약 9,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23만여명을 가르쳤다. 기업들도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재정적 후원은 물론 자원봉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삼성전자ㆍ신한은행ㆍ교보생명ㆍSK텔레콤ㆍSK에너지ㆍ한국IBMㆍ한화ㆍ농심ㆍ삼성생명ㆍ한국수출입은행ㆍ한국수출보험공사ㆍ한국산업은행ㆍ증권예탁결제원ㆍ삼일회계법인 등이 JA코리아를 후원하고 있다. 지은정 JA코리아 팀장은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면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 10명 이상의 직원을 자원봉사자로 참여시킨 기업은 교보생명(56명)과 SK텔레콤(23명)을 비롯해 농심, 한국IBM, 한국수출입은행(이상 15명), 대구은행, 삼일회계법인(이상 14명) 등 7곳에 이른다. 문명자 한국수출보험공사 과장은 "아이들이 경제교육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키우고 올바른 경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짰다"면서 "절약하는 습관도 좋지만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려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제교육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최 교장은 "교사들도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경제교육을 하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다"면서 "경제현장에 있는 직장인들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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