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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펜티엄3] `불공정혐의' 곤욕
입력1999-02-26 00:00:00
수정
1999.02.26 00:00:00
인텔 펜티엄Ⅲ칩이 컴퓨터 사용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의 민권단체 「민주주의 기술 센터(CDT)」가 25일 이 칩을 제조한 인텔사(社)를 불공정 거래 혐의로 연방 공정거래위원회(FTC)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에 본부를 둔 CDT는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26일부터 시판한 개인용 컴퓨터(PC)에 내장된 펜티엄Ⅲ칩에 일련번호가 입력됐기 때문에 인텔이 소비자들의 인터넷 사용내역을 추적할 수 있게됐다면서 인텔사를 FTC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인텔의 톰 월드롭 대변인은 이에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지난해 262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제조업체인 인텔은 각 펜티엄Ⅲ칩에 고유의 일련번호를 매기고 이 일련번호 정보를 내부적으로 보유하는 한편 이를 요구하는 웹 사이트에도 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일련번호 정보를 이용하면 인터넷 사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인텔은 이 기술이 전자상거래 사기를 근절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 단체들은 이 기술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남긴 「족적」들을 기업들이 추적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영리 단체인 CDT는 이같은 기술적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발생하면 주로 업계와 정부간의 합의를 추구하는 편이었으며 이처럼 연방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일각에서는 FTC가 인텔의 펜티엄Ⅲ칩 판매를 금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FTC의 로버트 피토프스키 위원장은 『현상태로는 우리가 그럴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FTC의 비키 스트라이트필드 대변인은 25일 펜티엄Ⅲ에 대한 고발이 접수되면 FTC는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CDT에 앞서 다른 시민단체들도 이미 FTC에 인텔의 펜티엄Ⅲ 판매에 대해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한발 더 나아가 이 칩에 대한 불매운동을 조직했다.
인텔은 불매운동 계획이 발표되자 이 기능을 없앨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독일의 컴퓨터 잡지 「C'T」는 최근 해커들이 비밀리에 특정개인의 PC에 들어간 뒤 전력 소비절약을 위한 「중지(SUSPEND)」모드로 전환시키면 이 기능이 다시 살아난다고 보도했다.
인텔의 월드롭 대변인은 이 주장을 인정했지만 인텔의 소프트웨어는 소비자들에게 이 기능이 되살아났다는 것을 다시 경고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롭 대변인은 인텔이 컴퓨터 제조업체들에게 일련번호 인식 기능 제거 소프트웨어를 아예 컴퓨터에 설치해서 팔고 이에 더해 「바이오스(BIOS)」로 불리는 컴퓨터시스템 설정에서 이 기능을 꺼버리는 방법까지 제공함으로써 이중 안전장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펜티엄Ⅲ 불매운동을 조직하고 있는 인권단체들은 25일 미국의 5대 컴퓨터 제조업체들에게 편지를 보내 펜티엄Ⅲ칩 장착 PC 판매계획을 즉시 재고할 것과 판매해서 문제가 될 경우 소비자들에 지불하게 될 손해배상 책임액수를 계산해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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