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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한국노키아 에로 라이티넨 사장

"변화 성공하려면 타이밍 잘 잡아야""한국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주 오랫동안 관계를 맺은 후에야 비로소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거든요. 핀란드인도 그렇습니다. 흉금을 터 놓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대화를 할 때 한국인이 좀더 조심스러운 편이라면 핀란드인은 직선적이라는 점이 다른 정도죠." 에로 라이티넨(Eero Laitinenㆍ51) 한국노키아 사장은 몇 안 되는 대표적 한국통 외국CEO. 한국노키아 사장으로 발탁된지는 채 2년이 안됐지만 한국에 대한 인연은 10년이 훨씬 넘는다. 지난 86년 핀란드 무역산업부 도쿄주재 참사관으로 한국지역까지 담당하면서 시작한 인연이 이러저러한 고리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96년에 살콤(Salcomp)사의 지역담당 매니저로 한국에 첫발을 내딛은 그는 97년에 'LK프로덕트(Product)'로 옮겨 3년여간 홍콩에 머물면서 아시아지역에 대한 경험을 높였다. 핀란드 라핀란타대학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그가 선택한 첫 직장은 정보통신 회사와는 거리가 먼 철강회사였다. 핀란드의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노키아와의 인연은 82년, 노키아케이블에 엔지니어로 입사하면서부터다. 그 뒤 노키아디스플레이에서 생산매니저로 있다가 다시 핀란드 무역산업부 도쿄주재 참사관으로 변신했다. 제지회사에서 세계 유수의 정보통신 기업이 된 노키아의 극적인 변화만큼 그의 변신도 이채롭다. "지금의 노키아의 성공을 가장 확실히 설명해주는 단어는 '변화'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보통신분야를 선택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시키지 않았다면 세계 최고 기업으로서 노키아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80년대 핀란드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노키아는 부도위기까지 몰렸다. 펄프에 주력해오던 노키아는 통신분야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매각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엔 한가지 단서가 붙었다. 정리된 직원 모두를 다시 고용한다는 조건. 직원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했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노사간의 신뢰도 더욱 두터워졌다. 결과는 생산성 향상과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선두라는 명예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변화의 노력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시기가 적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화에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너무 일러도 성공하기 쉽지 않지만 한번 늦어 버리면 영원히 늦어버리거든요." 지난 95년 설립된 한국노키아는 올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휴대전화기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97년까지는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판매하다 그 이후 CDMA방식의 휴대전화기 시장 공략을 위해 치밀한 시장 조사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노키아는 한국에 한국노키아 외에도 마산에 노키아TMC라는 생산공장을 두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무역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던 노키아TMC(대표 이재욱)는 지난해 1억 2,000만개 이상의 휴대전화를 생산, 24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국내 외자기업 가운데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노키아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최강자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그렇지 못하죠. 언론에는 꽤 알려졌지만 한국 고객에는 아직 생소한 브랜드에 불과하죠. 길가는 사람 열명을 붙잡고 물어봐도 노키아 브랜드를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아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첫 단추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관심사중 하나다. 그래서 일단 한국 시장에서 파트너와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노키아는 최근 서울 강남, 신촌, 부산 서면 등에 고객 서비스센터인 '노키아케어센터'를 최근 개설하는 한편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퍼부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CDMA 시장으로 본사에서도 단일 시장으로 한국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지역 대표자로서 이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이를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 라이프 스토리 50년 핀란드 이마트라에서 태어났으며 라핀란타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73년 핀란드 철강회사 오바코에 입사한 뒤 78년 발코로 옮겨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81년에 핀란드 무역산업부 LA주재 부참사관으로 일한 뒤 82년 노키아케이블, 85년에 노키아디스플레이로 옮겼다. 86~90년에 핀란드 무역산업부 도쿄주재 참사관을 거쳐 90년에 라우마사 제품 담당 매니저, 96년부터 지난해까지 살콤사 아ㆍ태평야 지역담당 매니저로 서울과 홍콩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2월 한국노키아 사장으로 발탁됐다. ◆ 원포인트 스피치 그는 "기업이란 공동목표와 비전을 가지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말한다. 공동체 일원인 직원들이 모두 만족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만이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것. 핀란드는 우리나라 면적의 1.5배이지만 인구는 서울인구의 절반 정도인 550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을 압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노키아만의 기업 원칙이 바탕이 됐다. 그는 일을 처리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회사가 가정만큼 편안하다고 말한다. 다른 기업에 스카우트돼 회사를 떠났던 직원이 몇 달 안 돼 되돌아오는 것도 노키아의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분위기 때문. 그는 " 어떤 직원도 해고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스스로 떠났던 직원도 돌아오면 기꺼이 받아주는 인간 존중(Respect to Individual)'의 정신이야말로 세계 최고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노키아의 비법"이라고 덧붙였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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