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이하 그룹의 매출액증가율 및 이익증가율이 두드러지면서 대규모 기업집단 내의 양극화 현상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6년 말 기준 계열회사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가운데 공기업과 금융업을 제외한 55개 기업집단 소속 업체 4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경영분석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7.0%), 부채비율(95.2%), 매출액증가율(6.8%)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평균인 5.2%, 105.3%, 6.0%를 모두 웃돌았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과 전체기업 간 경영지표 격차를 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5년보다 0.4%포인트 줄었고 매출액증가율과 부채비율도 각각 1.9%포인트, 3.9%포인트 감소하는 등 대기업과 일반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이하 기업집단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각각 7.3%와 8.5%로 상위 4대 기업의 6.7%와 7.9%를 웃도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5대 이하 기업들의 성과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 역시 5대 이하 기업(8.1%)이 4대 기업(5.5%)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상위 4대 기업집단이 2004년까지는 5대 이하 기업집단의 경영성과를 상회했으나 2005년 들어서면서부터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며 “5대 이하 기업집단은 상대적으로 내수 기업의 비중이 높아 원화 절상의 영향을 덜 받은데다 사상 최대 호황인 주요 조선업체도 대부분 5대 이하 기업집단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채비율 등 안정성과 유형자산증가율 등 설비투자 부문에 있어서는 상위 4대 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의 경우 대규모 기업집단은 전체기업 평균(105.3%)보다 낮은 95.2%로 2005년(96.9%)에 이어 연속 90%대를 유지했다. 이중 상위 4대 기업의 부채비율은 80.3%로 100%를 크게 밑돈 반면 5대 이하 기업은 106.8%를 기록, 재구무조는 4대 그룹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대규모 기업집단은 19.6%로 전체기업 평균(23.1%)보다 낮았으며 상위 4대 기업은 14.4%로 5대 이하 기업(23.2%)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융비용 부담능력을 판단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 역시 기업집단은 595.5%로 전체기업 평균(413.9%)보다 월등했으며 상위 4대 기업(873.6%)이 5대 이하 기업(470.2%)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이와 함께 유형자산증가율의 경우 상위 4대 기업(7.6%)이 5대 이하 기업(4.7%)을 크게 앞질러 여전히 우리 기업의 설비투자는 상위 4대 기업이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업종별 경영성과를 보면 제조업이 전체기업 평균에 비해 모든 부문에서 양호하나 비제조업은 재무구조와 설비투자 등에서 평균 이하로 조사됐다. 산업별로 보면 수익성 면에서는 산업용 유리의 매출영업이익률이 35.6%로 가장 높았고 통신업(14.8%), 음식료ㆍ담배(13.1%), 철강(12.4%), 전기전자(9.25) 등의 순이었다. 성장성 면에서는 조선업의 매출액증가율이 18.9%로 가장 높았으며 전기가스업(12.2%), 산업용기계(11.6%)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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