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08조 운용 펀드매니저는 '30대 천하'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의 주 연령층이 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등록한 운용전문인력 9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대가 608명(66.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기에 40대 251명(27.3%)까지 포함하면 30∼40대가 90% 이상이었고 20대는 56명(6.1%), 50대는 5명(0.5%)이었다.

평균 연령도 37세로 30대 중반이 주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주식형, 채권형 펀드와 MMF, 부동산 펀드 등까지모두 포함해서 지난 12일 기준 약 208조원에 달해 1인당 약 2천263억원을 맡은 셈이었다.

이와함께 컴플라이언스나 마케팅 등 비운용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산운용협회에 운용전문인력으로 등록을 해놓은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 운용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은 642명이었다.

이들의 연령대도 30대가 443명, 40대가 164명으로 30∼40대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고 20대는 35명에 그쳤으며 50대는 단 1명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 역시 37세로 별다른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우리나라는 30대 초에 펀드매니저가 돼서 30대 후반이면 팀장급으로 올라서고 40대에는 사실상 은퇴해 마케팅 등 다른 업무로 전환하는 것이 코스일 정도로 펀드매니저들의 수명이 짧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와 운용사들이 단기 실적에 연연하면서 실적이 좋지 않으면 바로 바꿔버리기를 되풀이 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하고 "매니저를 양성하고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기를 기다려주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 등에서는 74세의 워렌 버핏과 같은 펀드 매니저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호흡이 짧은 시장에서는 순발력과 집중력이 우수한 젊은 매니저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회사별로는 동양투신운용의 매니저들의 평균 연령이 34세로 가장 낮았으며 이어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매쿼리IMM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우리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이 35세로 뒤를 이었다.

회사별 펀드매니저의 수는 삼성투신운용(72명)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대한투신운용(66명), 한국투신운용(53명), 미래에셋자산운용(41명) 등 이었다.

그러나 한국운용의 경우 동원투신운용과 합병하기 전이어서 실제로는 53명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현재 등록돼 있는 펀드매니저 919명은 지난해 6월30일 현재의 820명에 비해 12% 증가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