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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00시대] 외국인, 한국증시 다시 본다

"추가상승 가능성 충분" 올해초부터 매수 고삐…누적 순매수 2조3,000억원 넘어<br> IT·대형 우량주등 공략대상 확대 "1,000P 밑 추락가능성 없을 것"


‘거품은 없다. 이제 한국증시를 다시 봐야 한다.’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간략히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00포인트 돌파 여부에 대해 ‘속단은 금물’이라는 시각을 유지했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추가상승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이번 랠리가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어 회복신호가 가시화되면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여기에 ▦시중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시화되고 있고 ▦기관화 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 등도 추가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면서 추가 상승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은 유동성 장세라는 점과 재평가의 증거를 찾기 힘들다는 이유로 재차 조정을 거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는 외국인들도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외국인 매수강도 갈수록 높아져=지금까지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보면 주가가 낮을 때 사들이고 급등장에서는 매각하는 전형적인 ‘저점 매수 고점 매도’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 2004년 3월 90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선 것도 외국인의 매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과 12월까지 순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오히려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매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일을 기준으로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2월부터 누적 순매수로 전환해 28일까지 1조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1,000포인트 돌파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2월7일부터 불과 사흘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000억원대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네자릿수 시대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종가기준으로 1,000포인트를 넘어선 28일에는 2,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1월17일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외국인의 매수종목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월 말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의 주된 공략대상은 저평가된 중소형주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보기술(IT)주와 대형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신한지주ㆍLG화학ㆍ삼성중공업ㆍLG전자 등에 대해 최근 10일 동안 200만주가 넘는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매수를 재개했다. ◇“한국증시 재평가된다.”=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한국기업의 수익률이 대폭 호전되면서 그 동안 한국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할인요인(코리아 디스카운트)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1,000포인트 밑으로 다시 추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상당수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다. 특히 이들은 기업의 이익이 계속 높아지고 기업지배구조도 개선되면서 국내외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천웅 모건스탠리 상무는 이와 관련,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이익이 높아지고 회계ㆍ지배구조도 개선되고 있다”며 “한국증시에 대한 재평가는 이미 궤도에 올랐으며 3년 안에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도 “지난 17년간 지속됐던 5년 주기의 지수등락이 끝나면서 과거 지수범위를 뚫고 올라가는 성공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더 갈 것이란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CLSA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수부진과 가장 낮은 소비심리 속에서도 주가가 상승해 거품이 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기관들도 4년반 만에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 상승을 낙관했다. 일각에서는 물론 이런 지나친 낙관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25일자 보고서를 통해 “기업 재무구조 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지배구조 정책, 북한 리스크 등 위험요인이 여전히 많고 증시 재평가에 대한 시그널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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