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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수모'

S&P, 무디스 회사채 '부정적 관찰대상' 평가<br>주가도 이틀간 9년만에 최대 21%나 폭락



1990년대말 아시아 통화위기 당시에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게 걸려들면 기업이든, 국가든 파산을 피할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한때 글로벌 금융시장의 저승사자라는 악명을 떨쳤던 무디스가 이번엔 라이벌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월가의 양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S&P는 ‘A-1’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무디스의 회사채(CP)에 대해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무디스는 경쟁사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게 됨에 따라 앞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무디사가 S&P로부터 경고를 받게 된 사단은 전산 착오로 유럽은행이 발행한 파생상품 고정비율부채증권(CPDO)에 대해 실제 신용도 이상의 등급을 부여한 잘못이 뒤늦게 발견된 사실이다. 무디스는 다시 그 파생상품의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무디스의 등급부여 오류가 밝혀진 이후 신용위기 이후 가뜩이나 위축된 회사의 신뢰도는 더욱 바닥으로 추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무디스의 주가는 지난 21~22일 이틀간 무려 21%나 폭락했다. 이는 1999년 여름 이래 9년만의 최대폭이다. 무디스에 경고를 던진 에밀리 코트니 S&P 애널리스트는 “신용 경색으로 올해 무디스의 매출과 현금 흐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며 “이는 무디스의 유동성을 감소시킬 것이고 이 같은 우려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앤소니 미랜다 무디스 대변인은 “부정적 관찰 등급전망을 받게 된 건 유감이지만 S&P가 우리의 유동성 상태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다”면서 대응했다. S&P와 무디스는 뉴욕 월가의 양대 신용평가기관으로, S&P의 매출이 무디스에 비해 약간 더 많다. 무디스와 S&P는 상대방이 발행한 채권에 서로 좋은 신용평가를 주며, 외견상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며 공생해왔다. 주변에서는 이번 일로 두 경쟁사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노출되며 담합에 금이 가는게 아니냐며 지켜보고 있다. S&P에 따르면 무디스는 CP를 발행해 주식 환매를 위한 자금 조달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S&P는 얼마나 많은 무디스의 CP가 시중에 유통 중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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