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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정말 내려요?”

“집값, 정말 떨어질까요?” 하루 두 세 번씩 이런 전화를 받는다. 독자에서부터 친구들까지 묻는 층도 다양하다. 난감한 질문이다. 어떤 답도 할 수 없다. 부동산 데스크랍시고 물어오는데 할 말이 없다. “100명의 전문가를 설문조사 한 결과 올핸 안정 된답니다”고 말하곤 한다. 내 스스로 확신이 없어서다. 때문에 `전문가들이 그러더라`는 궁색한 답을 한다. 또 다른 단골 질문도 있다. “집, 지금이 살 때에요? 팔 때에요?” 이건 정말 더 어렵다. 이런 통화에는 가슴이 옥 죈다. 그저 솔직히 “모른다”고 한다. 조금 더 친절하게는 “형편을 감안해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부동산 시장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앞을 볼 수 없다. 말 그대로 암중모색(暗中摸索)이다. 또 부동산 시장은 냄비다. 냄비도 양은 냄비다. 금방 달아올랐다가 식어버린다. 현재는 집값이 폭락할 것처럼 보인다. 모든 지수나 지표가 그렇다. 그럼에도 감히 “떨어진다”고 단정해 말할 수 없다. 언제든 부동산으로 몰릴 수 있는 부동자금이 무려 380조원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돈의 10%만 부동산 시장으로 물꼬를 틀어도 집값은 뛴다. 그런데 이 엄청난 부동자금이 2~3년째 물꼬를 못 잡고 있다. 이 돈의 흐름이 집값을 좌우한다. 돈은 반드시 모이는 곳에 모인다. 마치 물고기가 다니는 길이 있듯 돈도 다니는 길이 있다. 집값 안정, 아직 멀었다 아직도 집값 안정의 길은 멀었다. 언제 지방의 집값이 뛰어 문제됐던가. 서울 집값이 문제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은 아직 84%다. 대폭적인 주택공급책도 서울엔 없다. 공급이 부족한 만큼 가격은 오른다. 다만 오르는 정도만 문제일 뿐이다. 여기에 금리는 어떤가? 3년째 초저금리 상태다. 지난해 아파트 수익률은 30%였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는 6~7%였다. 은행서 돈 빌려 아파트를 사면 몇 배의 수익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돈 못 빌린 사람이 바보다. 돈 있고도 아파트 투자를 못한 사람은 더 바보였다. 최소한 수익률 면에서 보면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현재도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당국이 보유과세를 늘리고 6억원 이상을 고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등 각종 대책을 발표했다.그러나 부동산 투자자들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적당한 투자 대상만 있으면 지금도 몰려든다. 강남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1조원 이상의 돈이 이틀 만에 몰려들고 있는 현실이다. 세금 무서워 부동산 투자를 기피하는 사례는 없다. 집값, 떨어지면 大亂 온다 “집값 상승이 세계 경제를 살렸다.” 지난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다. 지난해 영국과 미국 등의 경제가 예상 보다 빠르게 회복한 것은 집값 상승 때문이란 것이다. 즉, 집값 상승이 자산을 늘렸고 이것이 소비증대로 이어졌다. 반면 집값이 오르지 않은 일본은 아직도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바로 집값 상승이 지난해 경기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 사실 지난해 집값은 너무 뛰었다. 지난해 재테크 수단 중 아파트가 수익률 30%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반면 주식이 재테크 수단 중 꼴찌였다고 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국이 강력한 의지대로 집값이 떨어졌다고 치자. 결과가 좋게만 나타날까? 천만에 말씀이다. 집값 `폭락`은 `폭등` 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은 사람이 수백만 명이다. 그런 판에 집값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집값 폭락은 곧 금융부실로 나타날 것은 자명하다. 집값 하락이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값 안정화란 폭등을 잡는 것이어야 한다. 물가상승분 이내의 집값이 안정되는 것이 당국의 `집값 안정화 대책`이 어야 마땅하다는 점을 강조해둔다. <신정섭(건설부동산부장) sh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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