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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바꿔치기가 있었다

제9보(121~143)



"흑21로 뒤늦게 공격에 나섰지만 이미 때가 늦었어."(서봉수) 백22 이하 30의 수순이 좋아서 백대마는 탄력이 풍부하다. 백42까지 떵떵거리고 산 모습이다. 이 진행은 절대였을까. "천만에요. 창하오가 과감한 바꿔치기로 나갔더라면 여기서 승기를 휘어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윤준상) 우변을 백에게 모조리 내주고 중원을 큼지막하게 끌어안는 방책이 있었다. 흑23으로 참고도의 흑1에 끼우는 수가 그것이었다. 백은 2 이하 6으로 두는 수밖에 없는데 숨돌릴 사이를 주지 않고 흑7로 끊어 버린다. 백은 8 이하 16으로 우변을 크게 접수할 것이다. 백이 우변에 새로 확보한 실리가 대략 20집. 원래 흑이 5집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자리였음을 계산에 넣는다면 백의 이득은 25집이 넘는다. 굉장한 전과를 올린 것이다. 그러나…. 하변에서 중원으로 뻗어나갔던 백 7점은 움직여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말라죽은 형상이다. 이곳에 확보된 흑의 집은 30집이 넘으며 이것으로 흑승이 확실해졌을 것이다. 서봉수9단은 윤준상을 비롯한 87트리오가 제시한 가상도를 보고 탄식을 거듭했다. "무서운 녀석들이야. 그러니 우리가 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서봉수) 사이버오로 해설실에 들어와 있던 루이9단이 서봉수의 탄식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저 친구들은 사로(思路)가 아주 자유스러워요. 언제든지 버릴 준비가 되어 있고 또 언제든지 바꿔치기를 생각해요. 상상력의 부피라는 점에서 우리 같은 구세대와는 많이 달라요."(루이) '사로'라는 말은 중국어에만 있는 단어. 루이는 자주 그 말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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