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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자원 분배 불평등 결과물

■세계 굶주림 지도<br>토머스 J.바세트ㆍ알렉스 윈터-넬슨 지음, 동녘 펴냄


200여년 전, 영국의 경제학자인 토마스 멜서스는 인구 성장이 지구 자원에 큰 압박을 주기 때문에 엄청난 기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류의 식량 필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해 결국 기아와 사망이 뒤따를 것이라고 믿었다.

멜서스의 이론대로 인구 증가만이 기아를 유발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걸까? 현재 지구촌의 60억 인구가 건강한 식단을 누릴 만큼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왜 그들은 굶주리고 있는 것일까?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지리학과와 농업·소비자경제학 교수인 저자들의 문제 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기아를 유발하는 데는 자원 분배와 소득, 기회의 불평등이 인구 과잉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라며 "그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고, 공급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정한 나라에서 인구 증가로 기아를 설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인구로 인해 압박 받은 자원이 무엇인지 먼저 묻고, 그것이 만약 토지라면 그 나라의 토지 분배 상황을 찬찬히 파악해내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단순히 인구 증가나 식량 부족 등 기존의 잣대를 넘어서 식량의 가용성과 식량 배분 문제, 영양 상태를 결합한 '기아 취약성 지표'(Hunger Vulnerability Index•HVI)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높은 기아 취약성과 인구 증가율을 보이는 반면 중동 지역은 높은 인구 증가율에도 기아 비율이 매우 낮다는 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제시된 200여장의 지도와 도표를 통해서는 교육 수준, 문자해독률, 기술, 성적 평등, 전쟁, 질병 등 기아를 유발하는 수많은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기아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 자국의 기술적 한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자원의 취약은 곧 기술 취약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심각한 기아를 낳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부유한 나라의 한시적 보조금이나 짧은 선행, 성급한 대안보다는 자연 재해 빈도나 성차별, 소득 분배 문제,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사회 제도와 기술이 얼마나 보장하는지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1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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