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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지하철의 한 승객이 전자종이(e-paper)를 이용, 무선으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받아 신문을 읽는 모습이 나온다. 이처럼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실제로 아침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벌어지게 된다. 최근 전자종이에 대한 효용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종이란 종이 인쇄물과 디스플레이 패널의 장점을 통합한 차세대 디지털 종이다. LCD처럼 생생한 영상을 구현하면서도 종이처럼 얇고 접을 수 있으며, 무선 데이터 전송 및 다운로드 기능이 채용돼 있는 등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독일의 폴리머 비전사는 저온의 액상 e-잉크를 디스플레이에 연결, 녹아내리거나 깨지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휘어지는 연성회로기판(flexible circuitry)에 기반한 ‘e-잉크 스크린’의 개발에 성공했다. 종이처럼 둘둘 말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이 제품은 무선 통신망이 갖춰진 곳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신문, 책, 업무자료 등 원하는 문서를 실시간으로 내려받아 읽을 수 있다. 이제 회의 도중 깜빡 잊고 챙기지 못한 자료를 받기 위해 사장 몰래 부하 직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또 다른 독일기업 지멘스사도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얼마 전 첨단 전자신문을 선보이며 초기시장 창출에 돌입했다. ‘e-파피루스’로 명명된 이 제품은 무선 데이터 전송과 실시간 업 데이트 기능을 제공한다. 한편 독일의 필기구 전문 업체인 스테들러(Staedtler)는 거의 모든 물질 위에 써지는 만능 펜을 개발했다. 어떠한 표면에도 거기에 맞춰 화학적 순응 작용을 하는 차세대 잉크를 사용한 이 만능 펜은 전자종이와 더불어 본격적인 e-페이퍼 시대를 앞당기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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