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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용어 외래어 범람 심각하다

영문약자등 무차별 사용 한글파괴 주범 '오명'<br>새 용어 나올때마다 교육으로 경제적 손실도<br>"국어·IT전문가 협력 우리말로 순화 노력 필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최신 버전이 아닙니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시려면 해당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아 인스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막 ‘컴맹’ 딱지를 뗀 김옥순(63) 할머니는 손자들의 ‘미니 홈피’에 접속하려다가 갑자기 나타난 알림창을 보자 매우 당황했다. 도무지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괜히 컴퓨터를 고장 낸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손자가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 범람하는 외래어 때문에 이 같은 촌극은 수시로 벌어진다. IT 분야에서는 프로그램ㆍ컴퓨터ㆍ키보드처럼 이미 우리말로 굳어진 것들도 많다. 하지만 영문 약자를 조합하거나 외국 용어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말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특히 전문용어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조차 순화 노력이 부족해 IT 분야가 국어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처럼 외래어나 영문 약자를 마구잡이로 사용할 경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보화 물결’에서 소외돼 정보격차가 심화될 뿐 아니라 새로운 용어를 설명하기 위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해 상당한 사회ㆍ경제적 낭비가 초래된다는 지적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91년부터 2002년까지의 외래어 순화사례에서는 전체 2만 단어 가운데 정보ㆍ기술 관련 용어가 1,700여건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어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우리말 다듬기(한글주소 말터 www.malteo.net)’를 통해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외래어를 우리말 표현으로 순화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어연구원은 ‘리플’ ‘네티즌’ ‘이모티콘’ 등 인터넷 용어를 ‘댓글’ ‘누리꾼’ ‘그림말’ 등으로 고쳐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굳어진 용어를 바꾸는 데 대한 거부감도 크고 새롭게 만든 우리말 용어의 본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보급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해당 분야와 국어 전문가가 아닌 네티즌의 투표로 고쳐 쓸 말이 결정되면서 문법에 맞지 않고 뜻도 알 수 없는 용어를 만들어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IT분야는 기술의 발전속도가 빨라 해마다 수많은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정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어 전문가와 IT 전문가가 협력해 새로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이를 다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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