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업사냥꾼' 칼 아이컨이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내세워 법인세 인하 로비에 나섰다. 명분은 미국 기업의 세금도피를 막겠다는 것이지만 법인세 인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는 기업사냥꾼이 '돈'으로 미국 정치를 움직이려는 시도가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아이컨은 21일(현지시간) 1억5,000만달러(약 1,710억원) 규모의 정치인후원 조직인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아이컨은 이날 의회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대기업이 외국으로 옮겨가는 일이 없도록 법인세제가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금이 낮은 외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일종의 '세금 바꿔치기'를 없애기 위해 법인세를 내리자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지속되면 미국 경제에 치명적"이라며 특히 정부가 기업의 국외소득에 부과하는 법인세를 낮춰야 세금 바꿔치기의 매력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아이컨은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재무장관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