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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질주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 레저용차량(RV)을 많이 팔아 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8%나 늘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인 130만대를 넘어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파문의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1만3,835대를 팔아 역대 9월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한 것으로 미국 시장 성장률 15.7%를 웃돈다.
현대차는 6만4,015대, 기아차가 4만9,82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와 22.6%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7.9%(현대 4.4%·기아 3.5%)로 전월보다 0.4% 포인트 감소했다.
미국 판매량 증가는 '투싼'과 '싼타페' '카니발'과 '쏘렌토' '쏘울' 등 RV가 이끌었다. 투싼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7,92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8%나 증가했다. 싼타페도 1만752대가 팔려 넉 달 연속으로 1만대를 웃도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카니발은 지난달 3,039대가 팔려 전년 동기대비 395.8% 증가했고 쏘렌토(9,380대)와 쏘울(1만3,614대)은 각각 42%와 26%가 늘었다.
SUV·미니밴 등 RV의 강세 속에 세단도 힘을 냈다. 아반떼는 1만9,215대가 팔려 현대차 차종 중 판매 순위 1위를 유지했고 'K5'도 7.4% 증가한 1만1,719대가 판매됐다. 특히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인 '에쿠스'와 'K9'도 각각 212대와 329대가 팔려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일조했다. 에쿠스와 K9은 8월 미국에서 총 571대가 판매돼 렉서스와 아우디·BMW를 제치고 메르세데스벤츠(S클래스)에 이어 대형 세단 시장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기아차의 1~9월 미국 누적 판매량은 105만4,1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현 판매증가율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올해 말까지 판매대수가 13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130만5,952대였다.
한편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4만8,079대에 그쳤다. 판매순위도 스바루(5만3,070대)에 밀려 9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아우디가 1만7,340대로 16.2% 늘면서 폭스바겐그룹 전체로는 2만6,141대로 0.6% 소폭 증가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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