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열공하는 삼성 사장단

"은행 해체된다" 사장단회의 강연에 자료 요청 등 관심

첨단기술에 금융을 접목한 '핀테크'가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이 핀테크 '열공'에 나섰다. 삼성은 핵심 제조업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금융과 바이오를 넘나드는 다양한 융합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은 14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인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금융혁명, 디지털화폐에 길을 묻다'라는 제목의 강의를 실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페이 도입을 진두 지휘한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으며 일부 사장은 강연 자료를 따로 요청할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인 교수는 강연에서 "기존 은행은 모두 해체된다"는 다소 도전적인 화두를 던졌다. 디지털 머니가 등장하면 돈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들맨(중개자)'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은행 시대에는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직접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투자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할 때 문제가 되는 신용평가 역시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통해 누구나 처리할 수 있다.



인 교수는 "금융의 판이 바뀌면 거래 및 계좌관리 등을 정부나 관리 당국이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며 "한마디로 금융권력 및 주권이 기존의 중앙통제식에서 완전히 지방분권화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삼성페이'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는 "스마트폰의 기술적 혁신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서일범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