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이 말갈과 고려인들을 이끌고 당나라 군사를 격퇴하고 말갈 옛 땅으로 되돌아갔다."
중국 대학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역사서이자 '동아시아 인문도서 100권'에 선정된 바 있는 '중국사 강요(중앙북스 펴냄)'는 고구려 유민으로 발해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 대조영을 말갈인의 후예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책이 중국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저자인 젠보짠은 "내가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것은 역사를 바꾸고,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우리 입장에서 객관적인 기술을 바라는 것은 무리 일 수 있다. 그럼에도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전반을 조망할 수 있는 역사서이자 오늘의 중국을 만든 사람들이 해석한 중국의 역사서라는 측면에서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마르크스주의 신사학(新史學)을 대표하는 학자였던 저자가 계급 투쟁의 시각에서 중국 역사를 서술한 것도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다.
저자는 왕후장상의 삶이 시대의 주축인 것처럼 쓴 다른 역사서와는 달리 책에서 인민과 농민에 대한 기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 독자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책을 번역한 심규호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는 "(소수 민족에 대한 기술과 관련해) 또 하나의 중화주의라 할지라도 학습자의 입장에서 볼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