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제철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철강 공급 과잉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상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전체 생산량 중에 자동차 강판 등 고수익성 제품의 생산 비중을 늘리고, 지난해 7월 단행한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효과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도 현대자동차와의 공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특히 기술개발(R&D) 협력을 강화해 차 강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신차 개발 단계부터 차량의 특성과 개발 일정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해당 차종에 최적화된 강종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과 현대자동차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의 성과는 최근 세계 자동차업계의 공통 화두인 '초고장력강판(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의 개발로 입증되기도 했다. 초고장력강판은 일반 자동차에 쓰이는 강판의 인장 강도(30㎏/㎟)보다 두 배 이상 높아 안전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연비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전체 강판의 51.7%에 초고장력강판을 적용했으며, 현대제철이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가동돼 연간 50만톤의 초고장력강판을 생산할 예정인 당진 제2냉연공장의 제2용융아연도금라인(#2 CGL)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은 '철강의 꽃'이라 불릴 만큼 높은 기술력과 품질 수준이 요구되는 상품이라 부가가치가 높다"며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철강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철강사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진출하거나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시너지도 기대를 갖게 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한 이후 지난 6개월 간 안정화 작업을 거쳤다. 이미 예산 2공장의 차량부품공장에서는 총 7기의 '핫 스탬핑' 설비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핫 스탬핑이란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한 소재를 프레스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켜 성형 전보다 강도를 크게 높이는 기술이다. 보통 차량 충돌이나 전복에 대비해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위에 적용하는 초고강도 부품에 사용한다. 현대제철은 이 소재의 적용부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멕시코와 중국 충칭에 각각 올해 상반기와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건설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자동차 강판 가격인하, 봉형강 부문의 실적둔화 등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은 15조8,940억원으로 전년 16조7,620억원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익이익은 1조4,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매출은 15조6,020억원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겠지만, 영업이익은 1조5,170억원으로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는 올해부터 재무구조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현대제철 주가가 지난해 초 6만4,000원대에서 현재 4만4,000원대로 30% 가량 떨어졌지만 목표주가는 6만5,000~8만2,000원대로 앞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 주가수익비율(PER)은 8.2로 비교적 저평가돼 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