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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남산 구간은 조직적으로 훼손됐다. 남산을 오르다 보면 국립극장 앞에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 있다. 흔히 국내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는 김수근이 설계한 자유센터(지금은 남산제이그랜하우스)다. 말려 올라간 지붕은 북을 향해 파도치는 모습이라고 한다. 옆에는 타워호텔(지금은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이 있다. 이들은 지난 1960년대 남북 이념 대결의 소산이다. 1963년 자유센터는 반공세력의 총본산으로, 타워호텔은 반공대회 참여 인사들의 숙소로 건설됐다. 두 건물의 남쪽은 한양도성이 지나는 자리로 그곳 성곽을 헐어내고 이 돌로 건물의 담장을 쌓았다. 사진의 건물이 자유센터이고 오른쪽 검은색 담장은 원래 한양도성 성돌이었다. 이념이 역사를 이긴 시대의 작품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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