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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T&G 비리 복마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뭔가

백복인 KT&G 사장이 광고대행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백 사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실제 불법행위를 했는지 여부는 최종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전직 사장이 비리로 구속된 지 불과 두달 만에 현 사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 회사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7개월째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KT&G 임직원들의 비리는 복마전 수준이다. 지금까지 비리와 연관돼 재판에 넘겨진 사람만도 20명에 육박한다. 민영진 전 사장은 외국 담배유통상으로부터 4,500만원짜리 명품시계를 받는 등 2억원에 가까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월 구속됐다. 담뱃갑 인쇄방식을 바꿔주고 업체로부터 담배 1갑당 3원씩, 5년간 6억여원을 챙긴 임원도 있었다. 한 직원은 협력업체에서 3년간 9,000만여원의 향응 접대를 받기도 했다.

비리사슬에는 노조위원장 출신까지 끼여 있었으니 말단직원부터 노조·최고경영진까지 썩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특히 대부분의 비리가 협력·납품업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60%라는 막강한 위상을 이용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빴다는 얘기다. 독점적 사업구조를 악용해 갑질을 한 것이다.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이라는 그간의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KT&G의 비리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달성한 외형성장과 달리 공기업 시절에 밴 내부 악습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 당시에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돼온 게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현 경영진이 나서 “과거 부조리와 적폐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겠는가.



일부에서 검찰의 KT&G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모양이지만 내부 비리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다른 핑계를 대며 곪은 부분을 방치하다가 독소가 온몸에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감시·통제 시스템을 강화해 부패고리를 끊는다면 오히려 외부 입김과 압력이 작용할 여지가 사라질 것이다. 검찰 수사가 ‘클린 KT&G’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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