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미 항공우주국(NASA)에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 전달됐다. 오바마 행정부가 2020년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공식 승인한 것이다.
미 의회도 약 20억 달러로 추정되는 예산을 승인했다. NASA가 유로파에 주목하는 이유는 얼어붙은 표면 아래에 바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태양계의 모든 천체를 통틀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 이곳의 환경이 정말 생명 활동에 적합한지 알아내고자 한다.
‘유로파 다중 근접비행 미션’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유로파 착륙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2년 6개월간 유로파의 상공을 25~2,700㎞ 고도에서 45차례 비행하면서 탐사선에 탑재된 장비로 관측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NASA는 당초 제안된 총 33종의 과학장비 중 9종의 선정을 마쳤다.
이 장비들은 유로파 바다의 깊이와 염도, 얼음 표면의 두께와 활동성, 갈색으로 보이는 표면의 정체 등을 규명하게 된다. 다만 9종의 장비 중 생명체를 직접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유로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NASA의 커트 니버 박사에 따르면 이는 어떤 장비가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하게될 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생명 탐지장치가 없다는 겁니다. 과학계도 살아있는 생명체를 찾으려면 무엇을 탐지해야하는지 의견일치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1. 아이스맥 (ICEMAG) Interior Characterization of Europa using Magnetometry.
자력계를 활용해 유로파의 자기장을 측정, 내부 특성을 분석하는 장치. NASA에 의하면 유로파의 자기권 분석은 유로파의 내부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하는 것과 같다.
2. 핌스 (PIMS) Plasma Instrument for Magnetic Sounding.
자기(磁氣) 음향 플라즈마 장치. 아이스맥과 연계해 유로파 주변의 플라즈마 흐름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유로파의 바다 깊이와 염도, 그리고 학계에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인 유로파 표면의 얼음 두께를 파악할 수 있다.
3. 마이즈 (MISE) Mapping Imaging Spectrometer for Europa.
유로파의 매핑을 위한 적외선 이미징 분광계. 유로파 표면의 스펙트럼선(spectrum lines)을 측정한다. 스펙트럼선에는 인간의 지문처럼 유로파 표면을 덮고 있는 물질들의 정보가 담겨 있다. 특히 NASA는 갈색으로 보이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 얼음 밑에서 가장 최근에 분출된 물질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4. 유로파 이미징 시스템 (ESI)
NASA는 유로파 탐사선에 광각 및 협각 카메라를 장착, 신비롭고 놀라운 모습들을 촬영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계곡들과 특이한 지면 모습을 해상도 50m급 이미지로 담아낼 예정이다.
5. 리즌 (REASON) Radar for Europa Assessment and Sounding Ocean to Near-surface.
얼음 지각 아래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얼음 관통 레이더. 이 레이더를 통해 NASA는 얼음 아래의 구조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더 정확히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유로파의 빙붕 내에 호수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 그 사실 규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6. E-테미스 (E-THEMIS) Europa Thermal Emission Imaging System
유로파에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하는 열영상 관측 장비. 유로파의 가장 뜨거운 곳, 즉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곳을 찾아낼 것이다. 유로파는 평균 온도가 영하 162℃ 정도이기 때문에 NASA가 말하는 핫스팟은 실제로 뜨거운 지점이 아니라 평균치보다 살짝 온도가 높은 지점을 뜻한다.
7. 마스펙스 (MASPEX) MAss SPectrometer for Planetary EXploration/Europa.
유로파의 대기를 분석하는 질량 분석계. 이렇게 대기 속에서 찾아낸 물질들은 향후 유로파의 지표와 지하바다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데 좋은 단서가 된다.
8. 자외선 분광기 (UVS) UltraViolet Spectrograph/Europa.
NASA는 유로파의 표면에서 분출되는 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수년전 허블우주망원경이 유로파의 남극에서 거대한 수증기 구름을 관측한 바 있는데, 이는 액체상태의 물이 지각을 뚫고 분출되고 있다는 증거다. UVS를 활용하면 이러한 물 분출을 찾아내 활동성을 파악할 수 있다.
9. 수다 (SUDA)SUrface Dust mass Analyzer.
표면 분진 질량 분석기. UVS가 물 분출 지점을 발견하면 물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입자들의 정체를 규명한다.
유로파 다중 근접비행 미션 - Europa Multiple Flyby Mission.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팀/by LOREN G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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