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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파업 땐 기존 여신도 회수"

채권銀 "RG 발급도 못해" 격앙

“조선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신규 지원 중단은 물론 기존 여신 회수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까지 집단파업을 예고하자 은행권이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조선사 노조를 향해 파업을 하면 채권단 지원이 끊긴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채권은행이 파업 중인 회사를 지원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미 ‘조선 빅3’ 여신 줄이기에 나선 시중은행은 물론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노조 파업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정부도 채권은행들의 이탈을 막을 명분이 없어 조선 빅3를 둘러싼 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17일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우조선의 파업 결의와 관련해 “지금 파업하면 모든 책임은 오롯이 다 대우조선으로 간다”며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은 말할 것도 없고 신규 자금 1조원 남은 것도 못 나간다. 그대로 완전히 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 노조가 지금 파업하면 지난 2009년 옥쇄파업으로 벼랑 끝까지 갔던 쌍용자동차처럼 될 수 있다”며 “산은도 감사원 감사로 뭇매를 맞고 있어 파업까지 하는 회사에 지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대우조선이 지난해 12월 파업하지 않겠다는 노조동의서를 내면서 추가 지원안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파업하는 대우조선을 지원하게 되면 다른 회사들도 일단 파업하지 않겠다는 노조동의서를 주채권은행에 낸 후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다시 파업에 들어가도 된다는 시그널로 받을 수 있다”며 “파업하면 RG 발급 안 된다는 입장은 그래서 더욱 명확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조선 빅3 노조의 파업 움직임을 더욱 싸늘하게 바라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고민 끝에 현대중공업의 최근 수주 선박에 대해 1억4,300만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기는 했으나 대기업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은행 사정상 조선업 관련 익스포저를 더 이상 늘리기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상황에서 이날 쟁의발생을 결의한 현대중공업 노조가 찬반투표를 거쳐 실제 파업까지 벌이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도 현대중공업을 지원할 명분이 사라진다. 이미 농협은행은 RG 발급 규모를 3조원이나 축소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RG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노조가 파업하지 않는다면 자구안 실행 여부에 따라 최대한 수주 지원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이날 대우조선이 그리스 앙겔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사와 마란탱커스사로부터 수주한 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에 대해 RG를 발급했다. 이들 선박의 총 계약규모는 5억8,000만달러(약 6,800억원)로 올 들어 한국 조선소가 수주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산은은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의 이번 수주는 시중가보다 약간 높아 저가수주 문제가 없었다”며 “저가수주만 아니라면 RG는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의 대우조선 지원안에는 산은과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가 연간 50억달러 한도에서 대우조선에 RG를 발급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올해 대우조선이 수주절벽을 겪으며 RG 한도는 11억달러만 소진된 상태다. 채권은행들은 수주 없이 조선사가 살아날 방법은 없는 만큼 최대한 수주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주여건 악화는 물론 인도지연 등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신규 자금 지원 중단이라는 원칙만은 확실히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홍우·김보리·이종혁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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