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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현대경제硏 하반기 경영 설문] 기업가정신 왕성한데...투자실적·심리는 위축

<투자추세지수 분석>

철강·유화 등 공급과잉 업종

투자 실적 기준치 밑돌고

'신사업 의욕' 기업가정신은

115.1로 상반기보다 상승





올 하반기 기업들은 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 등 구조조정 도마에 오른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가 정신은 왕성했지만 경기 불안 속에 투자실적과 의욕 모두 위축되는 모양새다.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번에 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투자실적을 나타내는 투자추세지수를 조사한 결과 철강·석유화학·건설 부문은 각각 25.0, 62.5, 42.9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조선·식품·무역은 아예 ‘0’으로 투자가 크게 가라앉았다. 조선·철강·석유화학·건설은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 탓에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는 업종이다. 상반기 104.1이었던 전체 투자추세지수도 하반기 92.0을 기록, 100 미만으로 내려갔다.



전반적으로 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투자종합지수는 120.4로 상반기(117.9) 대비 소폭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의 108.9와 비교해서도 높았다. 하지만 투자추세지수와 투자의욕을 나타내는 투자심리지수는 하락해 기업들의 투자의욕은 꺾인 양상이다.

하반기 투자심리지수는 161.0으로 상반기 163.9 대비 떨어졌다. 특히 하반기 투자추세지수와 심리지수 간 격차는 69.0포인트로 상반기 59.8포인트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2008년 하반기 조사 당시 양 지수는 각각 142.2와 157.9로 격차가 15.7포인트에 그쳤었다.



최근 몇 년 새 기업들의 실제 투자실적이 투자심리보다 더 빨리 쪼그라들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연은 “부진한 경기 회복세로 투자실적이 감소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과 미래 경기 회복기에 투자를 확대하려는 의지도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에도 투자종합지수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투자성과·기업가정신지수가 받쳐줬기 때문이다. 하반기 투자성과지수는 150.0으로 상반기(139.2)보다 올랐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 가운데 “상반기 투자 대비 성과는 좋았다고 판단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곳은 72.4%를 차지했다. 향후 성과가 나올 투자건에 대해서도 “투자한 만큼 성과가 창출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77.6%나 됐다.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 의욕을 측정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지수도 115.1로 상반기 113.0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응답 기업 중 69.5%가 “(현재)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때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다만 기업들은 국내 투자 여건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워했다. 투자여건지수는 83.7로 상반기의 69.4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유통과 전기전자, 정보기술(IT)·게임, 무역 분야 투자종합지수가 각각 170.0, 142.2, 141.7, 140.0으로 최고치였다. 해당 산업의 투자의욕·성과·여건이 가장 좋다는 의미다. 반면 최저치는 철강(100.0), 조선(60.0), 식품(60.0) 등이 차지해 이들 업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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