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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세상

머신 러닝 기술 덕분에 민간 위성 사진이 ‘전지전능’한 기업 정보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글로브 위성 영상.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텍사스 웨스트 오데사; 호주 킴벌리 코스트; 나이로비; 와이오밍 테이블 록; 노르웨이 롱위에아르뷔엔




페이스북은 인터넷 불모지에 있는 42억 명이 온라인 서비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셜 미디어 회사는 지난 2013년 전세계 일부 오지에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시작하자마자 한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페이스북은 수십 억 명이 인터넷 없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정확히 어디에 사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북 커넥티비티 랩 Facebook Connectivity Lab 팀은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업로드 된 사진 속 얼굴을 인식하는 것과 유사한 기술을 활용했다. 위성 정보 제공 기업 디지털글로브 DigitalGlobe가 수집한 140억 개 이상의 지리정보 영상을 걸러내 위치를 확인한 것이었다. 그 결과 인터넷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20개국, 20억 명 이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기본적인 지리 정보조차 열악한 개발 도상국들이었다.

지리정보에 관한 빅데이터를 구축하려는 페이스북의 야심 찬 시도는 민간 위성 기업들이 위성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위성영상 관련 기업들은 향후 18개월 동안 수십 개의 새 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많은 업체들이 내년 중반쯤이면 최소 하루에 한번 ‘리프레시 비율’ -동일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영상을 확보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머지않아 매일매일 달라지는 지구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추구하는 완벽한 ‘머신 러닝’ 시도에도 동참했다. 머신 러닝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새로운 인공지능의 형태로, 이를 통하면 페타바이트 규모 (*역주: 약 100만 GB로 DVD영화(약 6GB) 17만 4,00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 의 위성 영상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글로브에서 지리정보 빅테이터를 총괄하는 케빈 라우스텐 Kevin Lausten은 “위치 데이터는 아주 많다. 그러나 그 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모든 정보들의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기업들에겐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청난 시각 정보 속에서 상관 관계로 찾아내려면 이를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엔지니어들은 디지털글로브의 가공되지 않은 위성 영상 자료를 의미 있는 결과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위해 우선 페이스북의 이미지 인식 엔진에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인간 활동을 나타내는 인공 구조물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인프라 시설-를 입력했다. 그런 다음 약 146억개의 디지털글로브 영상을 검색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설정하고, 2,160만 제곱 킬로미터의 지구 표면에 자리한 모든 건물의 위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월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집계하는 등 오랫동안 세계 경제 동향을 파악하는 데 위성 자료를 이용해왔다. 그러나 자동화의 필수 요소인 컴퓨터 비전이나 머신 러닝 도구 등의 활용은 이제 막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리정보 데이터 기업들은 알고리듬과 위성 사진을 기반으로 숲 속의 각 나무들(왼쪽)과 활주로 위의 항공기 같은 지표상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다.


스페이스노 Spaceknow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파벨 매칼렉 Pavel Machalek은 “불과 5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노는 민간 위성 정보를 다루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그는 컴퓨팅, 머신 러닝, 위성 영상의 융합은 “곧 휘몰아칠 엄청난 변화의 물결(perfect storm)”이라며 “이를 통해 지리 정보 데이터 기업들은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노만 해도 위성 영상을 활용해 중국 내 약 6,000개 산업시설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중국 위성 제조업 지수(China Satellite Manufacturing Index)는 정확성이 한참 떨어지는 중국 정부의 자료를 대신해 일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오비탈 인사이트 Orbital Insight는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지리정보 데이터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국가별 혹은 글로벌 트렌드는 물론, 좀 더 전문적인 지표도 추적하고 있다. 예컨대 시간에 따라 세계 지표수(地表水)의 위치를 나타내는 인덱스는 과학계와 글로벌 보험 산업에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뉴 멕시코 주 로스 앨러모스 Los Alamos에 위치한 데카르트 랩스 Descartes Labs는 위성 자료를 활용해 농림부보다 더 정확하게 미국 내 옥수수 수확량을 예측하고 있다. 과거 벌목회사들이 샘플을 기준으로 산림지역 내 나무 수를 추산한 것과 달리, 디지털글로브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산림지역 내 나무를 한 그루씩 정확하게 세고 있다.

기업에게 단순한 ‘예측’에서 ‘정확성’으로 도약한다는 건 매우 핵심적인 의미를 던져준다. 이는 수천억 달러 가치를 지닌다. 디지털글로브의 플랫폼 제품 수석팀장 루크 배링턴 Luke Barrington은 “지리정보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이제 막 그 가능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젠 지하 연구실에서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 진짜 흥미로운 일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Clay Di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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