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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바꾼 연말...도심서 '흥'이 사라졌다

광화문 광장·종로·남대문 일대

들뜬 분위기 없이 차분하기만

집회 행진코스 인근 백화점도

화려한 장식·흥겨운 음악 자제

지자체도 연말행사 줄이는 분위기

지난해 12월20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스케이트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서울경제DB




서울시가 올해 스케이트장을 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 8일 시청앞광장이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두형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국이 어수선해 연말연시 매장을 흥겨운 분위기로 꾸미기가 조심스럽네요.”

정치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종로의 한 화장품 매장. 매니저 이성희(29·가명)씨는 “지난해 말에는 다양한 판촉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었지만 올해는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이같이 전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종로 일대와 서울시청에서 남대문에 이르기까지 촛불집회 행진 코스의 상점들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이벤트와 인테리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에는 여의도로 촛불이 옮겨가면서 새누리당 당사 주변으로도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는 실정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과 영등포·대학로·홍익대 주변도 주말에는 젊은이들이 집회로 몰리면서 한산한 풍경이다. 최순실 사태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도심 풍경을 확 바꾼 셈이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인근에서 24년간 안경점을 운영 중인 이강길(52)씨는 “집회가 열리면서 손님이 줄었고 밤늦게 길도 막힐 것 같아 일찍 문 닫을 생각”이라며 “음식점을 제외한 다른 업종들은 매출 감소가 확연하다”고 전했다. 영등포의 대형 쇼핑몰 매장에서 근무하는 박미영(40)씨도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그렇다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화려한 조명을 달거나 신 나는 음악을 크게 틀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행진 코스 인근 백화점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나 이벤트는 촛불정국 이전에 결정된 사안이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매대에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액세서리 장식을 놓지만 크게 화려하지 않은 느낌의 소품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 출입구에는 연말 정기세일을 알리는 포스터와 ‘메리 크리스마스’ 문구가 연말임을 보여줄 뿐 눈에 띄게 화려한 소품은 많지 않았다.

상인들은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분노의 물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7시 소등’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하루빨리 대통령이 물러나 시민들이 일상에 복귀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했으면 한다는 얘기다.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정보통신 분야 프리랜서인 한정훈(44)씨는 “지난해와 달리 확실히 거리가 차분해진 것 같다”며 “자칫 들떠서 흥청망청 연말을 보낼 수 있는데 과도한 소비를 지양한다는 차원에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요란한 행사를 자제하며 시국의 엄중함을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는 12년간 234만명이 찾은 시청 앞 스케이트장을 열지 않기로 했다. 당초 9일 예정됐던 여의도공원 아이스파크 개장식도 오는 14일로 연기했다. /권대경·박우인·이두형기자 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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