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커피 전문점은 5만여 개로 추산된다. 외식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커피 전문점 시장이 커지면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던 컵 커피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컵 커피 시장 규모는 4,385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3.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비교하면 35.25%나 증가한 수치다. 1997년 첫 출시된 컵 커피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컵 커피는 지난해 캔 커피를 누르고 편의점에서 매출 비중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 최초의 컵 커피는 지난 1997년 4월 매일유업(005990)이 출시했던 ‘카페라떼’. 이달로 출시된 지 만 20년이 된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카페라떼 컵 커피의 누적 판매량은 이달 기준으로 13억 1,000만개에 달한다. 뒤이어 남양유업(003920)이 이듬해 5월 ‘프렌치카페’를 내놓으며 두 업체가 경쟁체제를 형성해 왔다.
두 업체 중심의 시장 구도는 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대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컵 커피 시장에서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70%에 이른다. 매일유업이 절반에 가까운 43%의 점유율로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남양유업이 27%로 뒤를 쫓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다 합쳐도 30%에 그친다. 컵 커피 시장 구도가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커피 전문점이 증가하는 가운데 컵 커피 시장도 함께 커진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의 커피 소비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와 컵 커피 시장의 성장이 동반해서 이뤄진 게 눈길을 끈다.
실제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스타벅스의 경우 매출이 지난 2014년 6,171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커피 전문점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을 합해 5만여개에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컵 커피 시장도 비록 규모는 차이가 있지만 성장했다는 점에서 커피의 수요가 품목을 가리지 않고 넓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컵 커피 제품이 다양해 진 점도 성장의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 되는 컵 커피의 경우 주로 20~30대가 많이 찾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커지면서 컵 커피 판매가 줄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며 “카페에서 원두커피를 찾는 수요와 더불어 컵 커피의 달달한 맛을 찾는 손길도 만만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캔 커피의 경우 인기가 시들해 지고 있다”며 “앞으로 편의점에서 컵 커피와 자체 원두커피가 경쟁하는 구조가 될 것 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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