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이례적으로 국내 카드사들의 수익성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고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원 다변화 등 철저한 사전대비를 주문했다.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8개 전업카드사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올해 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등 경영환경과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금리가 올라가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는데 사회 분위기상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익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카드사 가맹점 우대수수료 대상 확대를 시행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보니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카드 업계는 가맹점 우대수수료 대상 확대로 3,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해왔다.
진 원장은 이어 “(수익성 둔화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카드 업계가 고비용 구조 개선과 수익원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진 원장은 “4차 산업혁명 등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처해 온·오프라인시장 융합이나 인공지능(AI), 생체인식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달라”며 “양질의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적극 확대해 지급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카드 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경영 여건이 어렵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영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진 원장은 “금융환경 변화에 발맞춰 규제의 합리성을 높이고 업계 자율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규제의 틀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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