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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해양 플랜트, 트라우마 떨치고 투자할 때다

이명호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한국의 조선 해양 플랜트 산업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특히 해양 플랜트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도 안 되게 폭락하면서 해양 개발을 할 의미가 없어지자 해양 오너들이 조선사에서 차례로 철수하고 급기야는 건조하고 있던 해양 플랜트마저 계약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해양 플랜트 수주가 끊어지자 그동안의 많은 시행착오와 부실이 드러나면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생각했던 해양 플랜트 산업이 우리 경제에 공공의 적이 됐다. 해양 플랜트 산업이 호황일 때는 많은 업체가 모두 해양 플랜트로 향하고 학계와 연구소에서는 기자재를 국산화한다고 정부의 보조를 받아 많은 연구를 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국산화보다 정부 예산을 소진하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필자는 과거 조선소 현장에서 해양 오너와 해양 플랜트를 접한 경험으로 미뤄 볼 때 당시의 해양 플랜트 기자재 국산개발 연구과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가는 곳마다 말했지만 많은 학계와 연구소에서는 엔드 유저인 해양 오너도 참여시키지 않은 채 연구를 했다.



그런데 최근 한 대형 조선소에서 공정률이 80%에 달한 해양 플랜트의 계약이 파기되면서 손실 보전을 위해 장비별로 분해·분리해 판매하고 고철 처리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해양의 미래를 걱정하는 관리자들이 해양 플랜트의 경쟁력을 위해 여태껏 우리가 해보지 못한 실증 테스트로 기자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계약 파기된 기름과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해양 플랜트를 실증 테스트 베드로 쓸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고 한다. 여태까지 해양 플랜트의 국산화를 위해 많은 국고를 낭비했지만 이제는 실체를 가지고 해양 플랜트 기자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정부는 과거 실패한 지원책의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과거 대형 조선사들끼리 경쟁적으로 서로 깎아내린 탓에 뼈저린 아픔을 겪기는 했지만 특정 조선사가 출연한 프로젝트라며 부정적인 견해만 피력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볼 수 없는 실증 테스트 베드 구축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힘을 합해야 한다. 고가의 해양 플랜트를 우리 손으로 국산화한다면 고품질 해양 플랜트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건조·공급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해양 플랜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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