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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남은 '20세기 소년소녀',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가 종영을 한 주 앞둔 가운데, 웃음과 감동을 안긴 주인공들의 어록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MBC 월화특별기획 ‘20세기 소년소녀’(극본 이선혜, 연출 이동윤)가 28일 대망의 종영을 앞두고 주인공들의 명대사를 공개하며 시청자들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모태 솔로 출신의 ‘봉고파 3인방’ 사진진(한예슬)-한아름(류현경)-장영심(이상희)의 35년차 우정과 녹록치 않은 사회 생활, 각자에게 찾아온 사랑 및 애증의 가족사까지 다루며 대한민국에서 30대 미혼 여성으로 살아가는 현실을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게 다루며 ‘이소소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화이브라더스코리아




특히 2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남녀’ 사진진과 공지원(김지석)의 알쏭달쏭 러브라인을 시작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로맨스까지 달콤하게 그려내며 ‘공감 로코’의 정수를 보인 것은 물론, 극악한 인물이나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설정 없이도 알콩달콩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력으로 ‘MSG 없는 힐링 드라마’로 호평 받았다.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종영을 한 주 앞둔 현재에도 1회부터 정주행을 새롭게 시작하는 ‘이소소 다시 보기’ 열풍이 부는 등,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로 회자되며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한예슬과 김지석, 이상우, 류현경을 비롯해 부모님 역할의 김미경, 김창완까지, 울림 있는 대사를 통해 모두가 주인공으로 등극했던 ‘핵심 모먼트’를 정리해본다.

#한예슬, “코스모스 꽃말이 뭔지 알아? 아이 러브 유”

미모부터 인성까지 완벽한 톱스타 사진진(한예슬)은 일에서는 프로페셔널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소탈하고 솔직한 면모를 드러내며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 ‘돌직구 명대사’를 남겼다. ‘우결’ 회식 후 술에 취해 공지원과 엘리베이터를 탄 후, 공지원의 귀에 코스모스를 꽂아 주며 “지원아, 너 코스모스 꽃말이 뭔지 알아? 그냥 말고, 우리 언니가 만든 거. 아이 러브 유”라고 간접 고백하는 장면은 ‘사공 커플’ 지지자들이 꼽는 최고의 신이다. 특히 지난 21일 방송된 27, 28회에서 사진진의 엄마 미경의 녹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공지원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진진에게 “너 코스모스 꽃말이 뭔지 알아? 그냥 꽃말 말고, 누나가 만든 꽃말”이라며 당시 상황을 복기하고, 사진진은 “사랑해”라고 화답하며 진한 키스를 나눠 ‘코스모스 커플’의 등극을 알렸다. 사진진은 공지원과 연인이 되기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감없이 표현하며 공감을 부르기도 했다. 자신을 밀어내려는 공지원에게 “싫어, 네 뒷모습 싫어, 화내는 것도 싫어, 나 아픈데 무심한 것도, 말없이 13층 가버린 것도, 아무렇지도 않은 너도 싫어!”라고 아이처럼 투정 부리던 신 또한 꾸준히 회자 되는 명장면 중 하나다.

#김지석, “그만 하자 우리, 친구”

만인에게 따뜻하지만 사진진에게는 특히나 자상한 공지원(김지석)은 로맨틱한 ‘심쿵’ 명대사로 여심을 저격했다. 중학교 시절 3일 사귀다 헤어진 첫사랑 사진진과 어색하게 재회한 후, 방송에서 ‘모태 솔로’라고 고백한 사진진에게 “너 모태솔로야? 왜 모태솔로지?”라고 물어보며 ‘사공 로맨스’의 시작을 알린 공지원.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사진진에게 달려간 후에는 “내가 문제였어. 내 발목 내가 잡고 있었어. 내가 사랑하면 다 떠나니까, 너도 떠날 까봐. 그만 하자 우리, 친구”라며 박력 있는 고백을 감행해 환호를 자아냈다. 다정다감한 말투로 임팩트 있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새우 알러지로 힘들어하는 사진진이 “가지가지 해?”라고 자조하자 “넌 예쁜 말만 해”라고 달래고, 언니 사호성(김정화)를 찾으러 가던 중 산길에서 차가 고장나자 무서워하는 사진진에게 “천천히 기린 100마리 세고 있어, 금방 올 거야”라며 코트를 벗어 진진에게 덮어주는 모습으로 ‘공다정’ ‘공스윗’의 위엄을 드러냈다. 자매품 “마이 찌인~~!”

#이상우, “나도 대나무숲 해 주면 안 돼요?”



사진진이 ‘20년 팬심’을 드러낸 주인공이자 사진진의 ‘우결’ 가상 남편이었던 안소니(이상우)는 과묵함 속에 뼈가 있는 묵직한 어록으로 삼각 러브라인에서 퇴장할 때까지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집을 나간 언니 사호성을 원망하는 사진진에게 “그래도 진진씨는 희망이란 게 있잖아요. 기다리면 만날 수 있는. 나는 기다려도 못 만나요. 우리 엄만 저기 있대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한편, 사진진과 동생 공지원의 열애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사진진에게 “나도 진진 씨의 대나무 숲 해주면 안 돼요? 우리 둘 사이엔 아주 솔직하게 다 이야기하기”라며 먼저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유도한 것.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진진의 고백에 “우리 ‘우결’ 그만해요. 근데 우리 둘의 문제가 아니니까, 바로는 정리 못 할 거예요. 마음이 썩 편치는 않겠지만, 그래도 하는 동안 열심히 해봐요”라고 악수를 건네는 안소니의 듬직한 모습은 최고의 ‘키다리 아저씨’로 사랑받기 충분했다. 자매품 “나, 안소니. 주부들의 엑소!”

#류현경 “나 밥 안 먹어! 빵 먹을 거야”

‘민간인 사찰’ 뺨치는 리얼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한아름(류현경)은 매 회마다 ‘명대사 제조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침식사 자리에서 살 찐 자신의 모습을 구박하던 엄마 복인(윤복인)에게 “나 밥 안 먹어!”라고 숟가락을 내팽겨친 뒤 “빵 먹을 거야”라고 태세를 전환하는 모습부터, 감자탕집에 함께 간 깔끔남 정우성(안세하)이 “난 이거 못 먹어”라고 말하자 “나도 못 먹는데, 없어서 못 먹는데~”라고 놀리는 장면은 최고의 ‘웃음 지뢰’ 중 하나. 후배 스튜어디스들의 엉덩이를 만지는 ‘진상 손님’의 손목을 낚아챈 뒤 “손님, 아까부터 헷갈리시나 본데, 벨은 여기가 아니라 저깁니다. 또 헷갈리시면 다시 절 불러주십시오. 그땐 이 손모가질 분질러 드리겠습니다”며 ‘사무장 포스’를 드러낸 것은 물론, 정우성과의 불편한 데이트가 이어지자 “솔직히 말해봐, 넌 나 안 불편하냐? 안 어색해? 우리 예전으로 돌아가자. 너는 너, 나는 나. 서로 너무 맞추려고 애쓰지 말고”라며 ‘걸크러시 매력’을 뿜어내기도. 사진진을 향한 공지원의 눈빛을 보고는 “꼴 뵈기 싫어. 고독사 유발하는 멜로눈깔 쉐키!”라는 ‘현실 일침’으로 박장대소를 자아냈다.

#김미경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자식이야” & 김창완 “딸아, 다음엔 뜨겁게 먹자꾸나”

사진진의 자애로운 엄마와 아빠 미경(김미경)과 창완(김창완)은 따뜻하고 가슴이 시린 ‘부모 어록’을 남겼다. 사진진에게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린 후, “진진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자식이야, 자식. 강도가 든대도, 누가 칼을 들이대도, 전쟁이 난대도, 엄만 하나도 안 무서워. 근데 니들은 무서워. 이렇게 예쁜 내 새끼 못 볼 까봐 무서워, 그래서 열심히 치료도 받고, 수술도 하고, 할 수 있는 거다 할 거야”라고 담담하게 고백하는 미경의 대사는 이 시대 모든 자식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나아가 눈을 가린 채 재회한 사호성의 얼굴을 만지며 “우리 호성이, 밥 먹었어? 배고프지 않아? 하필 엄마 눈이 이래서 우리 딸 밥도 못해주고, 엄마도 호성이 보고 싶은데”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그런가 하면 사호성의 집을 어렵게 찾아 간 아빠 창완은 얼굴을 보는 대신 직접 튀긴 치킨과 함께 “딸아, 다음엔 뜨겁게 먹자꾸나”라는 쪽지로 마음을 전해, 아름다운 ‘눈물의 치킨’ 신을 완성시켰다.

한편 현실감 넘치는 상황과 대사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던 ‘20세기 소년소녀’는 27일과 28일,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후 8시 50분에 전파를 타며 대망의 종영을 앞두고 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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