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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간 섬유화-근육량 감소-심부전' 악순환 끊으려면...

[심장기능도 좌우하는 肝 건강]

비알코올성 지방간 그룹

좌심방 커지고 이완기능 저하

지방간염으로 진행 확률 ↑

근육량 지나치게 줄어들면

간섬유화 위험 1.6~4배↑

식이·유산소·근력운동해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간 섬유화 스캔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4명 이상은 간에 끼어 있는 지방(주로 중성지방)이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한다. 지방간 질환이다. 지방간과 우리 몸의 근육은 얼핏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방간, 간 조직이 점차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 팔다리의 근육량이 줄고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온몸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강은석·이용호 내분비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간염, 간경화, 심혈관 질환이 없는 308명의 정밀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보니 비알코올성 지방간 그룹은 지방간이 오지 않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고 구조의 변형도 확인됐다.

특히 좌심실의 이완 기능이 저하된 비율이 정상군보다 1.9배 많았고 좌심방 크기가 평균 17% 커져 있는 비대증 증상도 보였다. 초기 단계지만 간 섬유화가 진행된 그룹은 좌심실의 이완 기능 장애 위험이 2.3배 높았다.

심장근육은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낼 때 수축했다가 이완하면서 폐에서 산소를 새로 공급받은 혈액을 받아들인다. 수축·이완 어느 쪽이든 문제가 생기면 온몸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호흡곤란 등을 동반한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출처: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인 사람 10명 중 8명은 술과 무관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이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염증 반응으로 간세포의 섬유화·파괴가 진행되는 지방간염 단계로 넘어가고, 이들 중 35%는 평균 7년 안에 간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잃어가는 간경화(간경변)로 악화한다.

그런데 지방간염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놀랍게도 심혈관계 질환이다. 간경화·간암 등 간과 관련한 합병증이 아니다. 지방간염 환자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사망할 위험이 12~16%로 지방간(1~3%)보다 훨씬 높다. 관상동맥 질환은 심부전 원인의 3분의2를 차지한다. 심부전 환자는 지난 2010년 약 10만명에서 2016년 12만여명으로,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심부전 사망률은 3.7명에서 10명으로 증가했다.



강 교수는 “당뇨병·비만을 동반한 지방간은 심부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지방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체중·식이조절 등으로 지방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간이 심장근육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과 거꾸로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지나치게 줄어든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간 섬유화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봉수·이용호 교수팀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팔다리 근육량이 20~30대 연령층의 하위 16% 이하로 줄어든 근감소증을 겪는 그룹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1.6~3배, 간 섬유화 위험이 1.6~4배 높았다. 비만·대사증후군 유무에 따른 차이를 보정해도 지방간 위험은 1.2배, 간 섬유화 위험은 1.8배 높았다.

반면 운동은 지방간 발생 비율을 낮춘다. 근감소증을 겪고 있지 않은 비만군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 지방간 발생 비율이 46%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55%)보다 낮았다. 차 교수는 “비만하지 않고 인슐린 저항성이 없더라도 근감소증을 겪게 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 섬유화 증세를 보일 수 있다”며 “나이가 듦에 따라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두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지방간이 심장근육의 기능 저하, 팔다리 근육량 감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슐린 저항성, 비만, 노화 등의 공통분모를 고리로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선후관계와 정확한 기전(메커니즘)은 좀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근육이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혈당이 높아지거나 당뇨병 합병증이 악화한다. 간에서는 지방간 등이 심해지고 심장근육의 기능도 나빠진다. 이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 있는 경우 아직 당뇨병 환자가 아니라면 운동·식이요법이, 당뇨병 환자라면 이와 함께 치아졸리딘디온 계열의 약(액토스·듀비에 등)을 먹는 것이 저항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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