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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신약 경쟁 '불구경'...K바이오 어쩌나

日 칩셋 알약·美 디지털 약병 등 복용여부 실시간 통보

치료효능 획기적 개선으로 바이오시장 새 승부처 부상

韓 IT강국 불구 복제약·항암제 편중...경쟁서 밀릴수도





의약품에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신약’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고서도 대형 바이오 및 제약사들이 복제약과 항암제 개발 등에만 치우쳐 디지털 신약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오츠카제약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 디지털 의약품인 ‘아빌리파이’를 허가받아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오츠카제약이 미국 벤처기업 프로테우스디지털헬스와 공동 개발한 아빌리파이는 조현병과 양극성장애에 쓰이는 정신질환 치료용 항우울제다. 이 제품은 외형만 보면 흔히 복용하는 알약과 비슷하다. 하지만 알약 내부에 탑재된 초소형 칩셋이 환자의 복용 여부를 감지한 뒤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제작된 칩셋은 위산에 반응해 신호를 보낸 뒤 약 성분과 함께 자동으로 소화된다. 아빌리파 자체의 효능은 기존 의약품과 비슷하지만 바이오업계는 혁신적인 신약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거나 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복약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치료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서다.

미국 바이탤러티가 출시한 디지털 약병 ‘글로캡’도 약 복용의 편의성과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꼽힌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는 강력하다. 미리 입력해둔 복용시간이 되면 약병의 뚜껑이 소리와 불빛을 낸다. 일정 시간 이후에도 약병의 뚜껑이 열리지 않으면 바이탤러티 본사에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즉시 약을 복용하라고 알려준다. 매일 집계되는 복용 데이터는 미국 통신사 AT&T를 통해 보호자와 주치의에게 통보된다.



디지털 신약은 의료비 절감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NEHI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기준으로 환자가 의사가 처방한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 비율을 뜻하는 ‘복약 순응도’는 50% 안팎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매년 2,900억달러에 달한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나아가 건강보험의 재정에도 디지털 의약품이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의약품이 차세대 바이오 시장의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초라하다. 와이브레인, 휴레이포지티브, 피어테라퓨틱스 등 일부 바이오벤처기업들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모바일 앱과 우울증 치료용 소프트웨어 등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고는 있다. 하지만 의약품과 IT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의약품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복제약과 항암제도 중요하지만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과 제약사가 디지털 의약품 시장에 조속히 눈을 돌려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목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디지털 의약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신약 개발에 버금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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