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양국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도 다로 일본 외무상이 16일 도쿄에서 고위급 경제대화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한·중·일 FTA와 RCEP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으며, 내년 중국에서 차기 고위급 경제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자유무역 하에서 일본과 중국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국제 경제 발전과 세계적 과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핵심 과제로 추구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해 제3국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일본은 지원 조건으로 재정 건전성 및 환경 친화적 발전을 내걸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과대 차관 문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전략’이 중국의 확장 정책을 겨냥한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대일로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는 양국의 관계 악화로 2010년 제 3차 대화를 끝으로 중단됐다가 8년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개최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양국 간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됐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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