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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또 '대선불복' 타령인가

정치부 양지윤기자





이쯤 되면 정기 행사다. 전전(前前) 대통령, 전(前)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도 어김없이 ‘대선 불복’ 프레임이 등장했다. 지난 8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 불복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야당의 특검 공세에 맞불을 놓았다. 자극적인 프레임을 씌워 드루킹 특검을 비켜가겠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여당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매번 ‘대선 불복’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내 들었다. 진보정당이든 보수정당이든 예외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여당은 광우병 소고기 사태로 공격을 받자 집회 주동 세력에 대선 불복 세력이 끼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야당의 비판은 “대선에 대한 불복이냐”는 여당의 비난에 내몰렸다. 9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이번 정부에서도 ‘대선 불복’ 돌림노래가 들려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도, 박근혜 정부 때도 야당의 주요 인사 중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한 사람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 때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을 콕 찍어 “대선 불복의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문 의원은 국정원의 개입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했을 뿐이었다.

야당의 의혹 제기에 여당이 꺼내 들어야 할 진정한 보도(寶刀)는 대선 불복 프레임이 아니라 ‘진상 규명’이다. 대다수 국민이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선거를 통해 선택한 정권인 만큼 여당이 ‘대선 불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야당의 특검 공세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대선 불복 운운하기 전에 드루킹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밝히는 게 우선이 아닐까.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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