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미뤘다. 지난 16일 정상회담 후 미국 정가에서 부는 ‘역풍’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과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푸틴 대통령과의 차기 양자회담은 ‘러시아 마녀사냥’이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내년초 이후에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올 가을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DC로 초청해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정상회담 계획 연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을 두둔했다가 거세게 일고 있는 역풍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주류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친정’격인 공화당 내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상·하원 합동연설에 초청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푸틴 대통령이 이곳 의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느닷없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국제원칙을 훼손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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