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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시티‘, 인구감소시대 도시개발 해법 부상… ‘엘시티’ 등 초고층 복합개발 사례 주목

팽창보다 집중…핵심지역 고밀도 복합용도개발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효





도시의 생활인프라와 행정서비스를 핵심지역에 집중시켜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며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컴팩트 시티’, 즉 집약형 도시구조 정책이 인구감소와 고령화시대 도심재생개발의 효과적 해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유럽연합(EU)은 도시문제 해결과 환경정책을 위하여 콤팩트시티 조성을 지향하고 있으며,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인구감소와 고령화시대에 접어든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컴팩트 시티’ 구상을 발표하여 ‘모여 사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00개의 자치단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핵심지역에 모여 살게 함으로써 행정서비스와 인프라를 집중하면서 주민편의를 제고하고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학자 맞추타티 아키히코는 “이제는 경제성장보다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 며, 이미 2005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 2011년부터 9년 연속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사회가 창조적으로 대응해왔음을 강조했다. 이런 적극적 대응에 힘입어, 도쿄,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등 수도권과 아이치, 후쿠오카, 오키나와 지역 등은 인구가 오히려 늘었다.

도쿄 한 가운데 츄오구(中央?)가 눈에 띄는 사례다. 1997년 7만 명이었던 츄오구 인구는 지난해 5월 16만명을 넘어서 20년간 두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인구를 늘리기 위한 여러 대책을 세워 실행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주거단지 용적률 완화이다. 고층으로 지어 세대수가 늘어나면서 집값 안정 효과까지 생겼다고 한다. 인구 42만명의 도야마시 역시 2007년부터 생활시설을 도심에 모으고 노면전차 등 대중교통망을 정비한 후 중심주거지역에 인구를 집중시킴으로써 주민생활공동체를 활성화하는 한편 행정서비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도야마시 모델을 전국에 확산시키기 위해 집중적 지원을 펴고 있다.

녹지공간을 확보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뒷받침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도심재생개발에 초고층 복합용도개발을 중심으로 한 ‘컴팩트 시티’ 개념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변에서 포스코건설이 짓고 있는 101층 높이의 주거복합리조트 ‘엘시티’가 ‘컴팩트 시티’ 개념을 도입한 도심재생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엘시티’의 경우, 예전에 모텔, 콘도 등 낡고 오래된 숙박업소, 무허가 횟집촌 및 낡은 주택 등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던 곳에 들어서면서 해운대의 관광거점이자 구매력 높은 자산계층의 거주지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밖에 현대자동차그룹도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에 105층짜리 초고층빌딩을 포함한 복합업무단지를 조성하여 ‘컴팩트 시티’ 조성에 일조할 계획이며, 향후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고밀도 복합개발에 대한 관심과 사업추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감소와 고령화시대에는 도시의 팽창보다 집중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 정착에 도움이 된다는 전망도 있다. 인구가 줄수록 온실가스와 각종 유해물질의 양도 줄어드는 건 당연하며,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활동이 적어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게 된 지역은 재야생화(rewilding)를 거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데, 이런 현상은 이미 몇몇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집약적인 ‘컴팩트 시티’ 개발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빽빽히 채우고 있는 우리나라 대도시의 삭막한 풍경이 초고층 건물과 넓은 자연공원이 어우러진 친환경적인 풍경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건축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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