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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미, 북미 예비 핵담판 돌입] 北 'ICBM·영변핵 폐기' ↔ 美 '일부 제재 완화'…스몰딜 할 듯

美 CVID 물러나 자국 안전에 초점

北 대륙 간 미사일 폐기 등 제시 관측

상응조치로 연락 채널 개소 등 무게

北기존핵 동결땐 韓 최악 시나리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19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 발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현지시간) 예비 핵 담판을 위해 워싱턴에 입성했다. 관심사는 단연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관련해 어떤 카드를 서로 주고받을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합의서에 최종 서명을 하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예단할 수 없지만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은 최근 북미 동향을 볼 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영변 핵 시설 폐기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제재 일부 완화와 함께 북미 연락 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평화체제 논의 착수 등으로 화답할 것으로 예상했다.





◇美, CVID에서 물러서나
=미국이 교착 해소와 회담 성과를 위해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자국 안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한국 입장에서는 북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북한의 경제 빗장만 풀리는 상황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스몰 딜 수준의 비핵화 조치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만큼 비핵화 이행 로드맵을 도출해내는 게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과 함께 워싱턴을 찾았다. 김 부실장과 최 국장 대행은 김 부위원장이 지난해 5월 말 워싱턴을 첫 방문했을 때도 수행했던 인물들로 북측 협상팀의 핵심이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워싱턴 방문이 ‘예비 핵 담판’으로 불리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 도착하기 직전 9년 만에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를 공개했고 보고서에 ‘북한과 평화로 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이제 존재하기는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특별한(extraordinary) 위협’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심지어 민주당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보다 미사일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 나왔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 소위원장인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제한된 수의, 고도의 감시를 받는 무기를 갖게 하고 미사일 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동결할 수 있다면 미국이 더 안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정은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 폐기 또는 반출은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야당에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北,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할 듯 =북한은 이미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내걸었던 영변 핵시설 폐기 등도 다시 한 번 미국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핵’으로 한정되기는 하나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 핵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조치를 취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 같은 북측의 카드를 받는다면 당연히 ‘상응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예컨대 종전선언을 포함해 인도적 지원이라든가, 상설적인 북미 간 대화채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때 미국이 거듭 강조했던 ‘CVID’ 기조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CVID 같은 개념은 물 건너간 지 오래”라며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북핵 협상은 일종의 게임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미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도 “기본적으로 미 정부의 입장이 북한의 전면적인 비핵화에서 단계적·동시적 조치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아무 대가 없이 핵 능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美, 단계적 조치로 방향 트나=미국이 단계적·동시적 조치 쪽으로 방향을 튼 만큼 앞으로 중요한 것은 비핵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라는 제언도 있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완료되는 시점에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깨닫고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차기 회담의 성패는 비핵화의 공정표 등 (비핵화를 위해)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명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비핵화 이행 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후 영변 핵시설 폐기 같은 이행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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