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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 경고등 켜진 제조업]車 생산 400만대 턱걸이...혁신여력 떨어져 북미시장서 외면

현기차 지난해 R&D 투자 37억弗

도요타·폭스바겐 절반도 못미쳐

파업으로 생산성 경쟁사 60% 수준

美 관세리스크 우려...올 전망도 우울





한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9,000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등 악재가 있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등은 물량 중심 성장에 매몰돼 기술과 품질의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고비용·저효율 생산 구조까지 떠안은 터라 가격 경쟁력은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 ‘이 가격을 주고 살만한 차’인가 하는 인식이 커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생산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노조의 파업은 생산성을 글로벌 경쟁사의 60~80%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맏형 격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물량 중심 성장 전략을 고수하다 제품 혁신 측면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37억달러로 도요타(95억달러)·폭스바겐(148억달러)·GM(148억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2.8%로 선두인 폭스바겐(5.7%)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의 혁신 여력이 떨어진 것은 노조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으로 직원 임금이 생산성 개선과 무관하게 뛰고 있다. 인건비가 매년 오르다 보니 자연스레 제품 품질 향상에 투입될 재원이 줄어든다. 2017년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29%로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5.85%), 독일 폭스바겐(9.95%)보다 높다. 특히 연례적으로 파업을 반복하는 강성 노조를 피해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고도의 자동화를 진행하면서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는 갈수록 떨어졌다. 숙련도가 낮은 직원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혁신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품질은 개선되지 않는데 가격 경쟁력마저 상실했으니 소비자가 외면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추가 악재까지 예고된 터라 올해 전망은 더 안 좋다.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경기 부진과 개소세가 인상되는 7월 이후 하반기에 ‘판매절벽’ 등 기저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도 여의치 않다. 세계 자동차 판매가 0.1%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세계 3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이 정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자동차 관세 리스크라는 그늘까지 드리웠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차에 25% 관세 부과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면서도 만에 하나 현실화할 경우 대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이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 경우 한국의 자동차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완성차 업체의 매출이 줄면 부품업체의 일감도 줄어들게 되고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부품업체가 문을 닫으면 완성차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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