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학부모를 볼모로 하는 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선언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와 한유총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돌봄 공백’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에듀파인을 이제라도 수용하겠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학부모를 불안하게 하는 입학식 무기한 연기는 교육자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한유총을 정면비판했다. 그는 “개학연기는 곧 집단휴업행위이고, 한유총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유치원에 행동을 강요하는 것도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오는 4일부터 강력한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에 우선적으로 감사를 나가겠다”고 했다. 감사를 거부하는 유치원은 즉각 형사고발조치도 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개학 연기가 신입생들에게는 입학 연기 조치이기도 한 만큼, 유치원위원회 자문을 받지 않은 무단 개학 연기는 유아교육법 위반사항이라고 봤다.
유 부총리는 “에듀파인에 참여하는 유치원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등 에듀파인 참여를 막는 한유총 지회 활동도 모니터링하고 불법 행위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한유총과 대화할 여지가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교육부는 사립유치원과 이미 대화하고 있다”며 “대화협의체에 (한유총이) 들어오면 된다”고 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화를 시작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연)와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육부의 ‘강력대응’이 사태를 수습하긴커녕 갈등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부터 한유총이 집단폐원 움직임을 보였는데도 교육부가 ‘강력처벌’ 카드만 내 걸 뿐 실질적으로 이들의 집단행동을 막지는 못해서다. 집단행동이 명확하게 불법이라는 점이 확인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기도 어렵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이례적으로 한유총을 향해 “교육자로서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며 “사립유치원 관계자 여러분, 개학 연기 결정을 철회하십시오”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근’ 없는 교육부의 설득을 한유총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오늘부터 국공립 어린이집과 초등돌봄교실을 가동하고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손 잡고 긴급돌봄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육과 양육, 지원 서비스도 활용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을 곧바로 파악하겠다”며 “모든 행정력 동원해 긴급돌봄 실시하고 학부모 불편 없도록 최선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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