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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 즐기는 男 '바람 스쳐도 아픈 통풍' 조심해야

육류 내장·생선 등 과다섭취 때

요산 결정 쌓여 염증·통증 유발

잦은 치맥·지방간도 위험 높여

환자92% 남성...40~50대가 절반

혈중 요산농도 10㎎/㎗이상이면

꾸준히 약 먹고 술 끊는게 좋아





“다른 데는 멀쩡한데 엄지발가락 부위의 통증이 극심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습니다.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통풍 때문이죠.” (구본산 서울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풍(痛風)’은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랜 기간 몸 안에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쌓여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 등을 콕콕 찔러 염증을 일으키고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엄지발가락에 많이 생기지만 발등·발목·무릎·팔꿈치 등에 생기기도 한다.

◇진료인원 92%가 남자…20대 증가율 5년 새 71%=요산은 쇠간·콩팥 같은 육류의 내장, 등푸른생선, 시금치 등 푸린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은 뒤 대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콩팥 기능 저하, 요산의 생성 증가, 가족력 등으로 체내에 요산이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결정 형태로 쌓이면 우리 몸의 백혈구가 요산 결정을 세균·바이러스 등으로 착각해 공격하면서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아스피린·이뇨제 복용, 잦은 음주, 지방간 등도 위험요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 2014년 약 31만여명에서 지난해 43만여명으로 1.4배 증가했다. 통풍 진료인원의 92%는 남성이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가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증가율은 20대(71%), 30대(55%)와 80세 이상(73%)에서 두드러진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치맥’과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라며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세포량이 많아 몸에서 요산이 많이 생성되고 콩팥에서 요산 재흡수를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이 없어 통풍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통풍은 주로 관절 부위에서 발생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관절이 새벽부터 아프기 시작해 몇 시간 안에 통증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 것이 통풍의 주요 증상이다. 통증이 며칠간 지속되다 서서히 호전되는데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다.

최병용 서울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과장은 “서울의료원에서 진료받은 통풍 환자의 약 25%가 통풍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10명 중 8명이 50대 이하 남자”라며 “통풍 환자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어 식습관 교정, 고혈압·고혈당 등 대사증후군 동반 가능성에 대한 관리를 통해 혈중요산농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 안 하면 관절에 ‘혹’ 생겨 울퉁불퉁해져=통풍 환자는 급성 관절염 형태로 발병하기 전 오랜 기간 무증상 상태로 혈중요산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혈중요산농도가 7㎎/㎗을 웃도는 고(高)요산혈증인 10명 중 2명가량에서 통풍이 발병한다. 혈중요산수치가 높게 유지되거나 콩팥 기능 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혈중요산농도가 7㎎/㎗를 웃돌더라도 통증 등 증상이 없으면 치료보다 식이조절·운동 등의 생활습관 개선으로 체중을 줄여 예방에 힘쓸 필요가 있다. 다만 10㎎/㎗ 이상이면 언제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요산수치를 낮추는 약을 꾸준히 먹고 술을 끊는 것이 좋다.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요산 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뤄 피하조직에 침착해 혹처럼 생긴 통풍결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요산이 20년가량 쌓이면 첫 번째 급성 통증이 찾아오거나 콩팥에 돌이 생긴다. 술·고기를 즐기는 남성에게 30~50대에 처음 찾아오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하나의 관절에서 발생한다. 대개 밤에 갑자기 찾아오며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몇 주간 관절 통증이 지속된다. 통풍 약을 3~6개월 복용하면 급성 통증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 급성 통증은 6개월~2년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증이 점차 자주 찾아오고 만성화된다. 첫 통증 후 10년쯤 지나면 관절 부위에 울퉁불퉁하고 보기 흉한 결절이 생겨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따른다. 결절이 생긴 부위는 궤양이 동반되거나 바늘 모양의 결정들이 떨어져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절 자체의 통증은 약하지만 침범 부위의 관절에 점진적인 뻣뻣함과 지속적인 통증이 종종 발생하고 관절이 광범위하게 손상된다. 류머티즘관절염 등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므로 류마티스내과 등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그런데도 진료를 받지 않고 약국에서 아플 때마다 진통소염제만 사 먹으며 병을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구본산 교수는 “국내에는 인구 100명당 4~5명 정도가 통풍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사람은 2~3명 수준”이라며 “1년에 2회 이상 통풍에 따른 통증이 왔으면 혈중요산농도를 낮추는 약을 고혈압 약처럼 꾸준히 먹어야 요산 결정이 사탕 녹듯 조금씩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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