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필수자원인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 간 자원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의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희토류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동맹국과의 공조 강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전날 희토류 산업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희토류 생산의 전면적 규제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하며 생산질서 정비, 불법채굴 단속, 수출 규제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들의 의견을 토대로 새로운 수출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좌담회는 중국이 그동안 보복 카드로 만지작거렸던 희토류 대미 수출제한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가 텅스텐·희토류제품 품질감독검사센터의 류이창 부국장은 “중희토는 미국의 다수 첨단산업에서 필수 요소”라며 “희토류 카드를 쓰면 미국 봉쇄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 가운데 80%가 중국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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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희토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 상무부는 4일(현지시간) 발간한 ‘중대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전략’ 보고서에서 동맹국 간 합의를 체결해 중대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대광물에 대한 연구개발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등 사실상 자급자족을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정부는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미국이 필수광물로부터 차단되지 않도록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실제 가동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미국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희토류 수출 통제 및 불공정거래에 관한 소송에서 규정위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제재를 WTO 규정 위반이라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5년 만에 희토류 수출 규제를 부활시키면 지금까지의 중국 측 논리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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