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계획과 대(對)이란 제재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므누신 장관과 별도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가 환율 저평가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문의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환율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환율을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활용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것”이라며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한국의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경영상 큰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상황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의 긍정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므누신 장관은 “양국 당국 간 긴밀히 협의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도 면담을 갖고 세계 경제 리스크 요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IMF가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중심으로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대출 재원을 확보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IMF가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권고한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재차 공감을 표하면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국회 승인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G20 차원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이 관세·환율·기술 등 경제 전반의 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무역갈등의 여파가 신흥국 경제로 확산하지 않도록 정책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우려하면서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명확한 소통에 기반을 둔 투명한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글로벌 금융안전망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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