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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 <21>우주소녀]시·추리소설·만화...색색깔 '독서소녀'





걸그룹 ‘우주소녀’의 다원(왼쪽부터), 은서, 루다, 설아, 보나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걸 그룹 ‘우주소녀’는 지난 2016년 데뷔 당시 여러 이유로 주목 받았다. 팀원이 13명으로 당시로선 K팝 그룹 사상 최대인 데다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혜성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데뷔 4년 차인 우주소녀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컴백 직후 각종 음원 차트에서 ‘포 더 서머(For the Summer)’의 타이틀곡 ‘부기업(Boogie Up)’이 상위권에 오르며 올 여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스타의 서재’는 21번째 주인공으로 그룹 멤버 가운데 보나·설아·다원·루다·은서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이들은 컴백 준비에 바빠 최근에는 책을 읽지 못했다면서도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표시하며 꼼꼼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최애책(가장 사랑하는 책)’을 한 권씩 골라왔지만 실제로는 시, 추리소설, 에세이, 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읽는 ‘독서소녀’들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성실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들은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마땅치 않고 걱정되는 문제가 생기면 책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시를 좋아한다는 설아는 나태주 시인의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소확행’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수록 작품 중 ‘좋은 날’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좋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니 더욱 좋다’라는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직접 읽어주기도 했다. 설아는 “시집에 여자가 꽃 안에 들어가 있는 그림이 있는데 그 글귀가 그녀가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해 읽는 순간 힐링이 됐다”고 했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은서(왼쪽부터), 다원, 루다, 설아, 보나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욱기자


보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소개한 책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다. ‘이보다 더 슬픈 추리 소설은 없다’는 카피 문구가 맘에 들어서 골랐다고 한다. 보나는 “잔인한 추리 소설이 아니라 커다란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라며 “중학생 아들의 실수를 덮어주려다 정작 자신의 어머니에게 불효를 저지를 뻔 하는 이야기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로 그려내고 마지막엔 감동을 선사한다”며 “책을 읽고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고 한 장면에서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멤버 중 가장 책을 많이 읽는 다원은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 들고 나왔다. 다원은 “머리를 비우고 행복을 느끼고 싶어 5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읽을 때 마음 속에 들어오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다’ 등 따뜻한 명언들이 많아 책장을 덮으면 표지의 곰돌이 푸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고도 했다. 다원은 아버지가 한 달 간격으로 책을 보내주는 덕에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꿰고 있었다. 다원은 에세이집 ‘미움 받을 용기’를 읽으며 가장 힘든 시기를 견뎌냈다. 또 미니멀리즘을 담은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에서는 쓸데없는 걱정을 정리하고 좀 더 ‘쿨’해 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다원(왼쪽부터), 은서, 루다, 설아, 보나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욱기자


멤버 중 가장 감성적이고 로맨틱하다는 은서는 정현주 작가의 에세이 ‘그래도, 사랑’을 골라왔다. 은서는 “많은 상황 속 남녀의 사랑과 심리가 영화처럼 담겨 있다”며 “책을 읽고 나니 ‘사랑은 글로 배우는 게 아니다’ 라는 말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그러니 가장 행복한 순간 곁을 잘 보세요. 거기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 웃고 있을지도 모르니까’라는 대목이다. 그는 “남녀간 사랑은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며 “우주소녀로 활동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옆에 있었던 동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며 ‘감성 소녀’의 면모를 드러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는 루다는 팬의 추천으로 읽은 일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만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를 들고 나왔다. 루다는 “서점 점원인 쓰치다가 손님이나 가족 등을 보며 느낀 단상을 독백으로 말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라고 소개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묻고 있는 게 감명 깊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그 개보다 낫다. 낫다. 다른 누구보다 낫다. 그런 삶의 방식은 아닌 것 같다. 다른 누군가보다 나으니까 행복하다는 생활방식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남과 비교해서 행복을 찾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책 속의 대목을 읽어주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던 한 어머니가 유모차를 끌고 서점에 들어다가 쓰치다와 부딪혀요. 쓰치다가 미안하다는 의미로 풍선을 주니까, 그 어머니가 ‘너가 가고 싶은 대로 가’ 이렇게 말을 하며 풍선을 놓아줘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걸그룹 ‘우주소녀’의 은서(왼쪽부터), 다원, 루다, 설아, 보나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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