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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격 승인했다 10분 전 철회했다"...전쟁 문턱까지 간 중동

[이란, 美드론 격추 후폭풍]

트럼프, 트윗 통해 이란 공격 승인 밝혀

"보복 공격시 150명 사상자 발생에 취소'

중동 긴장으로 유가 배럴당 5.4% 올라

미-이란 무력 충돌땐 150달러 넘을 듯

금값도 덩달아 장중 1,400달러 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이란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공격을 승인했다가 실행 10분 전에 자신이 직접 중단시켰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란의 미국 드론 격추 사건 이후 대외적으로 확전을 자제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위기에 휩싸였던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어젯밤 세 곳에 보복하려고 했고 얼마나 많이 죽느냐고 물으니 장군이 ‘150명 입니다’라고 대답했다”며 “(미군) 무인기 격추에 비례하지 않아서 공격 10분 전에 내가 중단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군은 재건됐고 새롭고 진군할 준비가 돼 있으며 세계 최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실행되고 있으며 지난 밤 더 추가됐다”며 “이란은 미국과 세계를 상대로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응해 보복 공격을 승인했다가 돌연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보복이 실행에 옮겨졌다면 이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시리아 공격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동에서의 세 번째 군사 행동이 될 뻔했다.

NYT에 따르면 당초 보복 공격은 이란군과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란 현지시간으로 21일 동이 트기 직전에 단행할 예정이었다. 취소 직전까지 미 항공기들은 공중에 떠 있었고 전함도 배치됐으나 철회 명령에 따라 미사일은 한 발도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승인을 철회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날 트윗을 통해 불필요한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철회한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전날 새벽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모즈간주 영공에서 미군 정찰 드론 ‘RQ-4 글로벌 호크’를 격추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이란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은 군사 대응에 찬성한 반면 국방부 관료들은 중동 주둔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도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의 견해가 엇갈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국가 오만을 통해 이란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면서 이란에 대한 미군의 공격이 임박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오만은 이란뿐 아니라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최근 미국과 이란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한 관리는 “트럼프는 메시지에서 이란과의 어떤 전쟁도 반대하고 이란과 다양한 문제에 관한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면서 “그(트럼프)는 우리가 반응하는 데 짧은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즉각적인 반응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 문제를 결정하는 데 달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란도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란 관리는 로이터에 “우리는 지도자가 어떤 대화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오만 관리에게 이란을 겨냥한 어떤 공격도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드론 격추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고 밝히며 21일에는 격추한 드론 파편도 공개했다. 반면 미 중부사령부는 드론이 이란 영공을 침입하지 않았다며 “이유 없는 공격”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군사 충돌 임박까지 갔던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전 기자들에게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면서도 “의도적인 것이었다고는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을 공격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최악의 충돌은 피했지만 양국 간 긴장감은 여전하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21일 자국 민간항공사들을 대상으로 호르무즈해협과 오만해의 이란이 통제하는 상공에서 비행을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FAA의 명령은 미국의 항공사들에만 적용되지만 영국·네덜란드·호주·싱가포르 등 유럽과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의 항공사들도 현시점에서 이란 상공 비행이 위험하다며 같은 조치를 취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란의 미국 무인기 격추 당일인 2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4% 급등한 56.65달러를 기록했고 21일에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201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온스당 1,4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유라시아그룹의 헨리 롬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에 “중동 내 국지전이 발생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고 중대한 분쟁이 발생할 때는 1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의 뒤에 마이크 폼페이오(〃 두번째) 국무장관과 존 볼턴(〃 세번째) NSC 보좌관이 서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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