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문화계 뒷담화]은행은 왜 미술을 후원하는걸까?

한국미술 신한류 프로젝트 '코리안아이' 공식 후원

UBS는 '아트바젤', 도이체방크는 '프리즈'

미술행사 후원해 자산가 마음 얻고 사회적 기여도

스위스의 글로벌 금융회사 UBS는 세계 최정상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을 지난 1994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사진제공=Art Basel




외국에서는 금융회사, 즉 은행과 미술의 협력이 아주 활발합니다.

세계 최정상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Art Basel)’은 스위스의 다국적은행 UBS가 지난 1994년부터 무려 25년 이상 공식후원사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트바젤은 금융도시 취리히에서 가까운 바젤을 비롯해 미국의 휴양도시 마이애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무역도시 홍콩 등지에서 열립니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사흘 남짓 닷새 가량의 행사 기간에 수 조원 어치의 미술품이 거래됩니다. ‘슈퍼리치’라 불리는 고액 자산가들이 전용기를 타고 아트페어를 다녀갈 정도로 주목받는 곳이죠.

‘아트 바젤’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프리즈(Frieze)’ 아트페어의 경우는 독일계 외환전문거래은행 도이체방크가 대표 공식 후원사입니다. 프리즈가 열리는 10월이면 런던이 후끈 달아오릅니다. 거장의 작품들만 엄선해서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도 주목받습니다. 뉴욕과 LA에서도 열리는데요, 올해 초에 LA에서 열린 프리즈 아트페어는 유서깊은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처스 스튜디오에서 열려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계 최정상급 아트페어인 프리즈는 도이체방크가 오랫동안 후원해 오고 있다. /사진제공=Frieze


그렇다면 은행들은 왜 이토록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일까요? 미술품 구매층과 은행의 VIP고객이 ‘고액 자산가’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며, 미술품의 자산 가치가 높다는 것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들 아트페어 홈페이지에서는 각 후원사 은행의 예술활동과 소장품을 소개하는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도 걸려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이들 은행은 예술 후원을 통해 이미지 쇄신과 사회적 기여도 챙길 수 있습니다. 국내 은행도 ‘아트 마케팅’에 적극 가세하고 있습니다. ‘컬처뱅크’를 표방하는 KEB하나은행이 대표적입니다.



KEB하나은행은 10년 전 한국의 동시대 미술을 세계에 알리며 주목받은 ‘코리안 아이(KOREAN EYE)’를 후원하기로 하고 지난 20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후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데이비드 시클리티라(왼쪽부터) PCA 회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 필리 아담스 사치갤러리 총괄디렉터,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PCA 최고경영자(CEO), 제1회 코리안아이 참가자인 이세현 작가가 2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코리안 아이 2020’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코리안 아이’는 10여 년 전 한국을 여행하던 미술품 수집가 겸 후원가인 영국인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PCA(Parallel Contemporary Art) 창립자가 알려지지 않은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러 나서면서 시작됐습니다. 런던에 기반을 둔 세계적 영향력의 화랑인 사치갤러리가 협력기관으로 힘을 더했고요. 사치갤러리는 데미안 허스트를 필두로 한 YBA(Young British Artists·젊은 영국 예술가들)를 발굴, 후원해 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젖힌, 바로 그 화랑입니다.

2009년 ‘코리안 아이’의 첫 전시는 영국,미국 등지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인도네시아·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에서 동시대미술을 소개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형성됐습니다.

첫 ‘코리안 아이’의 후원사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10년 만에 재개하면서 KEB하나은행으로 후원이 바뀌었습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 은행장은 “함께 성장하고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꾸준히 후원사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고객의 경제적 부분을 넘어 문화예술에 대한 기여를 통해 고객의 삶이 더 풍요로와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 은행장은 “코리안 아이와 KEB하나은행이 함께 세계 무대에서 현대 미술의 신한류를 만들고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덧붙였고요.

KEB하나은행과의 후원계약 체결을 계기로 PCA와 사치갤러리 측은 30명의 작가 선정에 착수합니다. 선정된 작가들은 오는 9월 26일부터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스타트 아트페어’로 일부 소개된 후 내년 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미술관 전시, 이어 런던 사치갤러리 전시와 가을께 국내 전시로 순회전을 통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