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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 깃든 백자·그림, 경매로 만난다

김환기 '항아리'·도상봉 '꽃' 등

26일 열리는 서울옥션에 출품

높이 46㎝ '백자대호'도 선보여

김종학 '날아가는 새 두마리' 등

케이옥션도 프리미엄 경매 진행

김환기 ‘항아리’ /사진제공=서울옥션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는 전남 신안군 기좌도(현 안좌도) 태생이다. 일본으로 미술 유학을 다녀와 서울에 살면서는 고향이 애틋했고, 파리와 뉴욕에 머무르며 작업할 때는 고국을 그리워했다. 김환기는 고향 바다와 고국 산천을 닮은 푸른색, 그리움 머금은 달과 달항아리라 불리는 백자, 매화·학 등의 소재를 그림에 담았다.

오는 26일 서울옥션(063170) 강남사옥에서 열리는 제152회 서울옥션 경매에 김환기의 1958년작 ‘항아리’(이하 추정가 8억~12억원)가 나왔다. 푸른색을 배경으로 간략한 선으로 표현한 산등성이와 달이 항아리와 교차한다. 김환기 작품의 정서를 대표한다. 같은 날 오후 마감하는 케이옥션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김환기의 1960년대 초기 작품 ‘무제’(4억~5억원)가 출품됐다. 한복의 색동저고리를 떠올리게 하는 원색의 점들이 화면 중앙부 태양같은 둥근 원 주변으로 자리잡고 있다. 1963년 뉴욕으로 간 김환기는 이후 전면 점화(點畵)를 완성했다. 김환기를 비롯해 한국적 미감을 짙게 투영한 작품들이 대거 경매를 통해 선보인다.

김환기 ‘무제’ /사진제공=케이옥션


◇서울옥션, 백자미감=김환기 말고도 백자 사랑이 지극했던 화가로 도상봉을 빼놓을 수 없다. 도상봉은 자신의 호를 ‘도자기의 샘’이라는 뜻의 도천(陶泉)이라 지었을 정도다.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그의 ‘꽃’(6,000만~9,000만원)은 백자를 화병 삼아 희고 붉고 푸른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뒷면 배경을 어둡게 해 꽃의 색채가 세련되게 돋보인다.

도상봉 ‘꽃’ /사진제공=서울옥션


사진작가 구본창은 지난 1980년대 말 영국인 도예가가 달항아리 옆에 앉은 사진을 본 후 2004년부터 백자 연작을 시작했다. 작가는 세계 각국의 박물관·미술관이 소장한 우리 도자기를 찾아내 촬영했고 ‘HA 11’(1,000만~3,500만원) 등의 작품으로 남겼다. 사석원의 ‘왕실화병2’(3,500만~6,000만원)는 작가가 고궁을 소재로 작업한 연작 중 하나다. 조선의 왕실에서 애용한 기품있는 청화백자 위로 진달래·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 고궁의 밤 풍경이 갖는 고즈넉한 풍요를 상상하게 한다. 지난해 작고한 동양화가 민경갑의 ‘철쭉’(150만~400만원)은 먹선으로 가뿐하게 그린 백자에 진홍빛 철쭉이 그득하다.

민경갑 ‘철쭉’ /사진제공=서울옥션




그림으로 담은 백자가 아닌 진짜 백자도 만날 수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백자대호’는 높이가 46㎝에 이른다. 높이 40㎝ 이상의 백자는 왕실에서 사용됐을 정도로 귀했다. 국보·보물로 지정된 것을 포함해 전하는 유물이 20여 점 안팎일 정도다.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높이 45㎝ 백자대호가 24억7,572만원에 낙찰돼 국내 백자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천경자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1978년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8억~12억)도 출품돼 주목을 끈다. 숙종 때인 1681년 제작돼 보물 제1239호로 지정된 ‘감로탱화’도 경매에 오른다.

백자대호 /사진제공=서울옥션


◇케이옥션, 민화풍 현대미술=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김종학의 그림은 화려한 색감에서 민화적 전통을 느낄 수 있으며 한국화의 다시점·부감법 등 기법을 감지할 수 있다.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김종학의 ‘날아가는 새 두 마리’(4,000만~5,000만원)와 ‘밤 풍경’(2,000만~4,000만원) 등은 서양화 재료를 사용했지만 한국적 미감이 배어있다. ‘동구리’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한국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이뤄낸 권기수의 ‘동구리’(1,800만~3,500만원)는 5만원권 뒷면 도안으로 사용된 어몽룡의 ‘월매도’를 생각나게 한다. 대신 서양화 재료로 세련되게 그려 현대적 주택에도 잘 어울린다.

김종학 ‘날아가는 새 두마리’ /사진제공=케이옥션


이번 경매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큰 그림도 다루는 ‘프리미엄 경매’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진행 중인 박서보의 ‘묘법’,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현지의 팔라조 카보토에서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이강소의 ‘섬으로부터-06107’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고가구와 고미술품도 출품됐다. 책을 귀히 여겼던 조선의 선비들이 책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오동나무로 만든 ‘책갑’(500만~800만원)은 장식을 거의 하지 않고 나뭇결만을 그대로 살려 소박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친다. 다리가 하나인 ‘화형일주반’(300만~500만원), 옷과 서류를 보관하는 용도로 제작했으나 최근에는 인테리어용으로도 높은 관심을 끄는 ‘머릿장’(400만~800만원) 등이 경매에 오른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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