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중단' 케뱅, 소규모 증자로 '급한 불' 껐다

당초 목표액보다는 못 미쳐

"대규모 자본확충에 맞물린 결과"

우리은행 구원투수 시나리오 거론

대출 중단에 시달리는 케이뱅크가 소규모 증자로 ‘급한 불’부터 껐다. 향후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2일 케이뱅크는 전환주 유상증자를 추진한 결과 이날 276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달 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주주사 간 이견으로 두 차례 대금 납입이 이달 중으로 연기됐다. 이날 증자 규모도 목표액인 412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의 한 관계자는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증자가 소규모 수준에 그친 것은 차후 추가 증자와 맞물린 데 따른 결과인 만큼 자본확충이 저조했다고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는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과 KT·NH투자증권 등이 보통주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규모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는 총 자본금이 5,051억원으로 늘어나며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케이뱅크는 모든 대출상품 영업을 전면 중단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가 절실하다.

향후 대규모 자본확충 시나리오로는 우리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요 주주 가운데 최대주주가 농협중앙회인 NH투자증권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분류돼 케이뱅크 지분 확대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은행도 보험·증권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어 자본여력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자본확충을 주도하려면 대주주로 올라서야 하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고발을 당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기 어려워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적잖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김기혁기자 [e-mail]